실제로 현대백화점이 자사 백화점과 아웃렛을 찾는 고객들의 차량 입출차 기록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고객 체류시간은 2시간 38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분이 늘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 2013년보다는 49분이나 증가했다. 특히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던 지난 4~5월(3시간 30분)과 무더웠던 7~8월(3시간 15분)의 경우 체류시간이 유독 길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 전국 15개 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송도점 등 5개 아웃렛 점포 내 공기 순환을 책임지는 ‘공기조화기’의 필터를 기존보다 먼지 제거 능력이 뛰어난 ‘파인 필터(Fine filter)’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교체된 필터는 20개 점포 전 영업층(197층, 주차장 및 옥외 매장 제외)의 1만5500여 개다. 회사 측은 이번 공기조화기 필터 교체 등 매장 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투입하는 비용은 60억 원으로 예상하고 잇다.
이번에 설치한 ‘파인 필터’는 촘촘하고 복잡한 섬유조직으로 구성돼 0.4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 미터)보다 입자가 큰 먼지를 9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미세먼지(10㎛ 이하)와 초미세먼지(2.5㎛ 이하)를 걸러낼 수 있는 수준이다.
가로 59.4㎝, 세로 59.4㎝ 크기의 ‘파인 필터’ 1만5500여 개를 펼쳐 놓으면 농구장(420㎡) 13개를 덮을 수 있다. 이는 가정용 공기 청정기의 집진필터(가로 27㎝ x 세로 32㎝) 6만4583개를 펼쳐 놓은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나길용 현대백화점 총무담당(상무)은 “4월부터 공기 질 개선을 위한 별도 팀을 구성해 공기 순환 시스템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먼지 제거 효과가 뛰어난 필터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이번 필터 교체로 각 점포별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가 외부보다 80~90% 가량 낮아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보다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함께 고객 출입구에 대용량 공기청정기와 공기정화 효과가 큰 나무를 비치하는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차단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출입이 잦은 유아휴게소 등을 ‘미세먼제 프리존’으로 정하고 산소발생기와 천정형 공기청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정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jddud@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