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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채권 부메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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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채권 부메랑되나

추가금리인하 기대 약화, 국고채 등 시장금리 반등

최근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며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채권종류별 가격 상승률 비교
최근 국고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며 증권사의 채권운용손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채권종류별 가격 상승률 비교
증권사의 채권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추가금리인하 기대가 늦춰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며 시장금리가 반등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시장금리가 채권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것을 감안하면 채권운용에서 손실도 우려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 등 시장금리가 반등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금리의 반등시점은 한은의 기준금리인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1.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기준금리 연 1.25%는 역사상 사상 최저 수준이다.

이날 기준금리인하 결정 이후 국고채 시장금리는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표 시장금리인 국고채 3년물 수익률(금리, 이하 연 기준)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일인 16일 전거래일 대비 0.039p 오른 1.320%에 마쳤다. 그 뒤에도 잇따라 오르며 지난 21일에 1.408%까지 뛰었다.

국고채 중기, 장기물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국고채 5년, 국고채 10년 등 수익률은 전고점 수준인 1.500%, 1.650%를 가뿐히 돌파했다. 단기, 중기, 장기 등 기간을 가릴 곳없이 국고채 수익률(시장금리)이 모두 상승세로 전환한 것이다.

문제는 시장금리상승조짐에 증권사의 채권운용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것이다. 이는 시장금리와 거꾸로 움직이는 채권가격의 특징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올라 채권운용에서 수익이, 반대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내리며 손실이 발생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관련수익은 기준금리가 아니라 시장금리의 변동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시장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며 지난 상반기 실적호조의 가장 큰 요인인 채권관련수익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증권사의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을 0.5년이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만일 30-40bp(1bp=0.01%) 오른다고 단순가정할 때 운용전략이나 보유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대형증권사의 채권평가손실규모는 200억 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듀레이션(duration)은 투자자금의 평균회수기간을 뜻한다. 듀레이션이 클수록 채권가격의 변동폭도 크다.

단 시장금리 움직임은 노출된 재료로 채권운용에서 대응할 수 있어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최근 기준금리나 시장금리의 움직임 모두 예측가능한 시장컨센서스(추정치)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어 듀레이션 조정이나 헤지로 대응이 가능하다며 “내년 예상기준금리가 연1%로 추가금리인하가 1번에 그칠 수 있어 채권운용전략도 공격에서 방어 쪽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리인하 추세에 맞춰 채권운용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쿠폰이자율이 낮고 만기가 긴 채권 중심으로 듀레이션을 늘린 곳은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듀레이션을 최대 1년이 넘지 않게 설정하는 등 대부분 위험관리를 하고 있어 채권보유규모 대비 실제 운용평가손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