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출신인 슐라이허 교육국장은 OECD 사무총장 교육정책특별자문관으로서 'OECD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등 국제적 평가 도구를 창설하고 관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슐라이허 교육국장은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과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국가들도 대입제도가 있지만 학교에서 어떻게 지냈는지 전체적으로 살핀다"며 "학교생활을 하면서 누적된 경험, 학생이 뭘 할 수 있을지 적성을 보여주는 증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좋은 기업 중 표준화된 시험으로 채용하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며 "대개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했으며 성과를 이뤄냈는지 역량을 점검하기 위한 면접을 실시한다. 이는 대학생을 선발할 때도 마찬가지 원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학은 진로 중 하나로, 다른 나라는 더 많은 경로로 진출할 수 있도록 학생 경험을 중시해 선발하거나 진로를 찾을 수 있게 한다"고 덧붙엿다.
한국이 대학입시에 몰입하는 현상에 대해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한국이 선진국 추격형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직업의 위계수준이 설정되고 그 체계가 고착화 되었다고 분석했다.
김 의장은 "일부 상위권 대학과 직업군을 제외하면 위계가 사라졌다"면서 대입경쟁을 근본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진출 통로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중·장기 대입제도 개편방향을 제시할 예정이었으나, 기조연설에서는 "요즘 뜨거운 감자인 대입제도는 그냥 넘어가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김 의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능에서 미래역량을 측정하도록 개선하지 않으면 대학은 수능(비중)을 늘리긴 어렵다.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슐라이허 국장은 "대학형 교육체계에서 미래 역량을 교육하는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고, 일을 하다가 다시 학습할 수 있다"면서 "당장 내일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 습득이 필요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김 의장도 기조연설에서 "미래 2030년에는 학업성 성취는 성공의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학생들의 인지·심리·신체·사회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학생 스스로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주체성을 길러주는 역량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