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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올해 CEO 1160명 사임…그들이 회사 떠나는 이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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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올해 CEO 1160명 사임…그들이 회사 떠나는 이유보니

나이키, 보잉, 언더아머 등 미국의 유명 기업 CEO들이 스캔들, 열악한 재무성과, 은퇴, 퇴직, 회사측의 리더십 변화 요구 등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나이키, 보잉, 언더아머 등 미국의 유명 기업 CEO들이 스캔들, 열악한 재무성과, 은퇴, 퇴직, 회사측의 리더십 변화 요구 등 다양한 이유로 회사를 떠나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사임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 고용컨설팅회사 ‘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올들어 약 1160명의 기업 CEO들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포브스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의 사임 이유는 스캔들, 열악한 재무성과, 은퇴, 퇴직, 회사측의 리더십 변화 요구 등 다양하다.

회사들은 통상 이런 소식을 언론에 알릴 때 CEO와 회사 이미지에 손상이 없는 선에서 내용을 다듬어 보도자료를 내곤 한다.

전문가들은 CEO들의 사임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이들이 회사의 문책 보다는 스스로 떠나는 모양새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베이비 부머 세대 CEO들은 이제 나이가 들어 퇴직할 때가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CEO들은 직접 회사를 운영하기 보다는 스트레스가 덜한 이사회 의장직으로 자리를 옮기기도 한다.

이와 함께 행동주의 주주들의 공격이나 강화된 미디어의 감시, 소셜 미디어에서 전개되는 공격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경제 호황과 이에 따른 주식 상승이 오랜 세월 지속되면서 일부 CEO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주식을 처분하고 정점에서 떠나려고 마음을 먹기도 한다.
이번 주 들어서도 나이키, 언더아머, 보잉 등 유수의 기업 CEO들의 사임 발표가 이어졌다.

나이키는 마크 파커 CEO가 내년 1월 사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새 CEO로는 나이키 임원이면서 클라우드컴퓨팅 회사 서비스 나우의 사장 겸 CEO인 존 도나호가 선임됐다.

파커는 2006년 1월 나이키의 CEO가 됐고, 2016년부터는 이사회 의장과 사장, CEO를 겸임해 왔다.

나이키는 파커 CEO가 사임한 뒤에도 의장(executive chairman)이 돼 이사회를 계속 이끌며 도나호를 비롯한 고위 간부직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커 CEO는 "전자상거래와 기술, 세계 전략 등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 CEO를 맡음으로써 생산력과 효율을 증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일련의 논란이 파커 CEO의 사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초 나이키는 소속 코치가 금지약물을 조직적으로 선수들에게 투입했다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작년에는 나이키 여성 직원들이 사내 괴롭힘 문화에 대항해 나서면서 고위급 간부 상당수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올해 여름에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여성 육상선수들이 임신할 경우 재정적 불이익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었다.

공교롭게도 나이키의 경쟁업체인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47) 창업자도 같은 날 내년부터 CEO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플랭크는 24세였던 1994년 메릴랜드대 풋볼팀 주장으로 활약하다가 땀에 젖은 속옷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언더아머를 창업했다. 혁신적인 통풍 기법을 적용해 개발한 제품들로 회사는 큰 성공을 거뒀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 의류 산업의 침체로 실적 부진이 심해진 데다 뉴스 전문 케이블 채널 앵커와의 스캔들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후임은 패트릭 프리스크(56)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내정됐다.

'737맥스' 항공기의 잇단 추락 사고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보잉은 21일 케빈 맥알리스터 상용기 부문 CEO를 문책성 경질했다.

그는 2016년 11월부터 상용기 부문을 이끌어왔으나 추락 사고 이후 그의 협상력 부재로 737맥스 운항 중단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보잉은 맥알리스터의 후임으로 글로벌 서비스 책임자인 스탠 딜을 결정했다.

외신은 추락 사고 여파로 인한 경영 악화에, 미 규제당국의 운항 재개 승인 심사까지 앞두고 있는 보잉이 경영진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고 분석했다.

보잉 737맥스 기종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여객기와 지난 3월 에티오피아항공 소속여객기가 소프트웨어 결함 등으로 잇달아 추락하면서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보잉은 세계 항공사들의 잇단 비행기 수주 취소로 수십 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 참사 이후 보잉의 시가총액은 400억 달러가 감소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