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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500원’ 떨이로 전락한 아메리칸 드림”…영원히 문 닫는 ‘포에버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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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500원’ 떨이로 전락한 아메리칸 드림”…영원히 문 닫는 ‘포에버21’

온라인 경쟁서 밀리며 폐업 선언
도매가보다 저렴한 마지막 세일
온라인몰 조기 종료, 오프라인 매장 11월 24일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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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7시께 포에버21 명동점의 전경. 사진=최수진 기자

“아쉽죠. 지금은 온라인에서 주로 사지만 21살 때는 자주 이곳(포에버21 명동점)에 들렸거든요”(임 씨·여·26세)

패션업체 Forever21(이하 포에버21)이 영원히 문을 닫는다. 22일 오후 7시께 포에버21 명동점을 찾았다. 매장 입구에 마지막 ‘세일’을 알리는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있었다. 1층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여름·겨울 할 것 없이 전 시즌 옷들이 진열돼 있었다. 파격 세일에 매장을 찾은 수많은 고객은 행여 쓸 만한 제품을 놓칠세라 발걸음이 바빠졌다.

이미 2·3층은 진열 제품이 모두 판매돼 정리를 마쳤고 1층에서만 손님을 받고 있었다. 직원들의 정리가 어려울 만큼 수많은 제품이 뒤섞여 있었다. 행거 위에 붉은색으로 화려하게 써놓은 ‘최대 초특가 세일’ 알림판은 영업 정지를 알리는 초라한 신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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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원에 판매하는 상품을 걸어놓은 행거. 사진=최수진 기자

액세서리는 500원, 아우터는 약 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도매가만큼이나 저렴한 수준이었다. 벽면에 일렬로 늘어선 종이상자에는 상품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다. 박스를 뒤져 원하는 사이즈를 찾아내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때 H&M, 자라 등과 함께 ‘여성복 트라이앵글’로 인식되며, 20대 초반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포에버21의 영광은 500원 떨이로 전락했다.

포에버21은 한국인 부부가 미국에서 세운 패스트패션 회사로 연간 70만 달러 매출을 올리며 ‘아메리칸 드림’의 대명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최근 미전역의 매장 폐쇄와 파산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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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 손 크기 정도 길이의 청반바지는 파격 할인에도 팔리지 않았다. 사진=최수진 기자


여기에 국내에서는 현지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디자인이 인기를 시들게 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매장을 찾은 이승희 씨(여·25세)는 “(포에버21) 알고는 있었지만, 매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옷이 너무 파였거나 짧아서 그동안 산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에버21의 온라인몰은 29일까지 할인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재고 소진이 앞당겨지면서 18일부로 영업을 조기 종료했다.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음 달 24일을 끝으로 ‘영원한 21살’ 포에버21은 막을 내린다.

이날 9년 동안 명동점에서 일했다는 직원 신 씨(남·32세)는 “빠른 속도로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오프라인 매장도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며 “직원 모두 이 상황(파산과 조기 종료)을 아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hsj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