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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성패의 열쇠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하는 그린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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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성패의 열쇠는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하는 그린수소'

24일 코엑스서 세계에너지총회 '수소' 관련 세션토론 열려...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등 발표
그린수소는 '연료'이자 '에너지를 운송하는 매개체'...국제적 분업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가능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산업 열과 수송분야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세션토론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용성 원장(왼쪽에서 3번째) 등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산업 열과 수송분야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 세션토론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용성 원장(왼쪽에서 3번째) 등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수소경제'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에 관한 논의가 좀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용성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은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2일차 세션토론에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늘어나면서 배전·송전망에 넣고도 남는 잉여전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이슈"라면서 "일본은 이 잉여전력을 양수발전이나 수소생산 등에 활용하는 방안의 논의가 활발한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 잉여전력을 수소생산에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토론은 이날 오후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산업 열과 수송분야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이라는 제목으로 호주 '하이드로젠유틸리티'의 아틸로 피그네리 최고경영자(CEO)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은 세드릭 필버트 국제에너지기구(IEA) 재생에너지 분과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에 이어 조 원장과 정기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소연구기술PD, 프랑스 '에어리퀴드'사의 어윈 펜포미스 부사장,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의 노이 반 헐스트 수소담당관, 프랑스 '솔라벤트'사의 티에리 라뻬르끄 사장 등의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필버트 선임연구원은 주제발표에서 "현재 세계 수소 생산의 96%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그레이 수소'"라면서 "이는 '탈 탄소화'에 한계가 있는 만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되는 '그린 수소' 비중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는 "수소의 주요 생산지는 호주, 칠레, 아프리카 북부 등이지만 수소 수요가 많은 한국, 일본 등은 생산량이 부족해 주요 생산지와 소비지가 불일치한다"면사 "수소를 대량으로 수송, 저장하는 기술이 요하며 조만간 기술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소는 우주 전체 질량의 75%를 차지하고 지구상에도 대량 존재하지만 자연에서 수소분자(H2) 형태로 존재하는 일은 드물며 대부분 물(H2O)처럼 다른 원소와 결합된 상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수소를 추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이 개발돼 왔다. 현재로서는 석유, 가스 등 탄소(C)를 함유한 화석연료에서 추출하는 방식이 주종을 이루기 때문에 수소 추출 과정에서 온실가스( CO2) 배출이 불가피한 '그레이 수소'가 전체 수소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에 따르면, 최근 상용화된 천연가스 수소추출기를 활용할 경우 수소 1kg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8.6kg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태양광, 풍력발전 등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하거나 '수전해방식'으로 수소를 추출하면 수소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시간대별로 전력생산량 편차가 큰 태양광, 풍력 등의 잉여전력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각지의 수소 수요처에 공급할 수 있다면 수소는 그 자체로 '연료'로 쓰일 뿐 아니라 '에너지를 운송하는 매개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네덜란드의 헐스트 수소담당관은 "호주는 태양광, 풍력 등 자원이 풍부해 재생에너지 만으로 호주 전체 전력수요의 7배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서 "이 잉여전력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해 세계 각지에 수출한다면 30~40년 내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 원장 역시 "우리나라는 자체 수소생산량이 많지 않고 울산 등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석유화학 처리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도 90%를 산업공정에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소차 등 운송, 난방 등에 수소를 더 널리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내 생산보다 '그린 수소'를 해외에서 저렴하게 수입하는 '수소산업의 국제적 분업시스템'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뻬르끄 사장은 "기술발전으로 조만간 유럽에서는 수소 1kg의 가격이 1달러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며 수소가 충분히 시장성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기석 PD는 "석유기반 시대에서도 탈 탄소화 노력은 많지만 이는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탈 탄소화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수소"라고 말했다.

정 PD는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에 이어 조만간 다시 범 부처 차원의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수소차, 연료전지 등 수소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도 높아졌고 자동차 충전용 수소의 가격경쟁력 확보도 멀지 않은 만큼 정부가 제시한 목표는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펜포미스 부사장은 "현재 러시아와 유럽은 연결하는 5000km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덕분에 이 파이프라인을 이용한 수소 공급도 가격경쟁력이 높겠지만 향후 액체수소가 상용화되면 이 역시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성 원장은 "10여년 전에도 우리 정부는 수소경제를 추진했지만 그 이후 성과가 없어 흐지부지됐다"며 이제는 수소차 등 연관 기술이 충분히 발전한 만큼 정부 정책이 지속성만 갖춘다면 수소경제는 빠르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는 노르웨이 수소충전소와 우리나라 강릉 수소저장탱크 폭발사고와 관련한 수소의 안전성 문제, 수소차와 플러그인 전기차 중 어느 쪽이 바람직한가 등에 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