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정성장"남북교류 제한 조치 전면 재검토, 문제 해결 계기 마련해야"

공유
1

정성장"남북교류 제한 조치 전면 재검토, 문제 해결 계기 마련해야"

금강산 외 지역 제한적 관광 허용 협의가 현실적 대응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25일 "정부는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보다 훨씬 적은 '소규모 관광'과 민간교류를 허용하는 것으로 남북교류를 복원하면서 국제사회에는 관광 재개로 북한에 '대량 현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미지 확대보기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정성장 본부장은 이날 '금강산 내 남한 시설에 대한 철거 협의 문제와 한국의 대북정책 방향'이라는 논평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갑자기 관광을 전면 허용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북한 김정은은 최근 금강산 현지지도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북한이 이날 오전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냈다.

정 본부장은 김정은의 지시와 북한의 통지문과 관련, "금강산 내 기존 남한 시설을 이용한 금강산관광 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면서 "통지문을 보낸 것은 철거 이외의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논의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경직된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그 대안을 제시했다.

관광이 대북 제재의 대상은 아니지만 북한에 '대량 현금(bulk cash)'이 들어가는 것을 우려해 미국과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부정의 입장을 보여왔고 지금 와서 김정은이 금강산의 남한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갑자기 관광을 승인한다면 북한의 압박에 굴복하는 인상을 대내외에 줄 수 있다고 정 본부장은 지적했다.

정 본부장은 이에 따라 지금은 5.24 조치 해제 등 남북교류를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통해 문제 해결의 계기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김정은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 남한 시설들을 철거하고 새로운 시설이 들어선 후 남한 관광객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정부는 우리 국민의 재산권 보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우리 국민의 금강산관광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언제까지나 북한에게 남한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으며 금강산 내 남측 시설은 1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이미 상당히 노후화됐고 북한 스스로도 더 나은 시설을 건설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정 본부장은 주장했다.

따라서 정부는 이산가족면회소를 제외한 금강산 내 남한 시설의 철거에 협조하면서 우리 국민에 대한 신변안전보장을 조건으로 개성과 백두산 등 금강산 이외의 다른 지역에 대한 제한적 관광 허용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일 것이며 그 과정에서 금강산에 투자한 현대아산을 일정하게 배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정 본부장은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