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흑해 연안의 자국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제1회 '러-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절엔 아프리카 국가들의 비동맹 운동을 지원하거나 젊은 지도자들을 초청해 훈련하는 등 이 지역의 주요 플레이어로 역할을 했지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됐다.
그 사이 전통적 우위국인 유럽국가들에 이어 중국이 아프리카에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23일 경제포럼과 24일 정상회의 등으로 이틀 동안 열린 이번 러-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서방과 중국이 굳건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푸틴 대통령은 경제포럼 전체 회의 연설에서 "최근 5년 동안 러-아프리카 간 교역은 2배 이상 늘어나 2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이는 여전히 너무 작은 것"이라면서 "향후 4~5년 이내에 교역 규모를 최소 2배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지난 1991년 이후 아프리카 국가들이 옛 소련에 진 채무 200억 달러 이상을 탕감했다"면서 "러시아는 아프리카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측통들은 러시아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강점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의 외교적 지원과 국영 에너지기업들을 통해 핵 관련 전문지식과 자원 제공, 테러에 노출돼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군사협력과 비교적 저렴한 무기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꼽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아프리카가 외교적 우선 순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아직 아프리카를 방문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초 에볼라 격리 및 예방을 위한 2억5200만 달러를 포함해 아프리카의 주요 건강 프로그램에 지출해 온 자금을 삭감한 바 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