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北, 2016년 수류탄 밀거래 적발후 이집트에 대금지급 압박”워싱턴포스트

공유
0

[글로벌-이슈 24] “北, 2016년 수류탄 밀거래 적발후 이집트에 대금지급 압박”워싱턴포스트

이집트 정부 보고서 "이집트 당국 대북 무기거래 은폐 시도"

2016년 8월 북한산 '로켓 추진 수류탄(RPG)' 3만 개가 이집트로 수송되다 미국 정보기관이 적발해 압수하자 북한은 이집트에 거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대금 지급을 압박한 것으로 보이며, 이집트 당국은 북한과의 무기거래를 은폐하려는 시도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가 나왔다. 이집트 당국에 압수된 로켓 수류탄은 1960년대에 옛 소련에서 만든 ‘PG-7’를 모방한 대전차 무기다.

2017년 초 공개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실린 이집트가 북한 선박에서 압수한 무기.사진=유엔대북제재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초 공개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실린 이집트가 북한 선박에서 압수한 무기.사진=유엔대북제재위원회

WP는 26일(현지시각) 최근 입수한 외교부가 2017년 3월부터 5월까지 작성한 보고서 내용을 종합하면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정부가 작성한 보고서는 2016년 북한 화물선에 은닉됐다가 발견한 3만 발의 RPG 구매에서 이집트 군이 한 역할을 명백히 시인하는 것가 같은 내용이 담겼다. 북한 화물선 '지선'호는 이집트항을 향해가다 수에즈 운하에서 적발됐고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미국 정부기관이 압수한 북한산 RPG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집트 해군은 당시 RPG 2만 4000개와 부품 약 6000개를 찾아냈다.

WP가 이번에 입수한 보고서는 북한은 압류된 RPG 대금 2300만 달러(약 270억 원)의 지급을 재촉한 점과 이집트가 앞으로 '북한의 협박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한 점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 외교부가 2017년 5월 28일 장관 보고용으로 작성한 보고서에는 북한이 이집트 주요 군산복합체인 아랍산업화기구(AOI)에 서한을 보내 대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수류탄 수송의 상세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위협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 아랍산업화기구가 무기거래를 알았다는 것을 부인한다면서도 '북한을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신속하게 금융 합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한 사실도 함께 담았다.

보고서는 특히 대금 분쟁 해결법을 제시하는 데 이집트 군 정보기관이 카이로 주재 북한 무관과 이 문제를 논의하되 북한에 빌려준 차관과 연계할 것을 언급해 북한이 후한 차관 지급 대가로 소액 대금 지급에 도의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대금은 얼마인지, 북측에 대금이 실제로 지급됐는지 등은 입수한 문서에 설명돼 있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덧붙였다.

이번 보도는 이집트 외교부 내부자료가 입수됨에 따라 새로운 사실이 파악되며 나온 후속 보도다.

이집트는 북한산 무기 구매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 이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앞서 2017년 10월 WP가 백악관 관료와 외무 관계자를 인용해 2300만 달러규모의 로켓추진식 수류탄을 이집트군이 비밀리에 수입했다고 보도하자 이집트 정부는 바로 다음날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집트에 대한 3억 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물자 인도를 동결하는 식으로 제재했다.

WP는 당시 그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무기거래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었는데 이번 사건을 통해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리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