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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언제 풀리나…희비 갈리는 일본 5개 브랜드 ‘몸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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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갈등 언제 풀리나…희비 갈리는 일본 5개 브랜드 ‘몸사려’

혼다, 하락폭 가장 커…악서 댓글에 언론사 시승기 자제 요청 등
닛산, 적극적 대처…시승기 요청·7월 이후 유일하게 보도자료 3건
도요타, 침묵으로 일관…렉서스, 승승장구 매달 30%이상 판매증가

국내 진출한 도요타, 렉서스, 닛산, 인피니티, 혼다 등 일본 5개 완성차 브랜드가 한국과 일본의 경제갈등 해소에 목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7월 불거진 한일 갈등으로 한국 판매가 급감하고 있어서 이다.

다만, 최근 이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경제협력 명목의 기금을 마련하고, 일본 기업이 참가하는 방안이 제기됐다. 양국간 다소 화해 분위기가 감지됐지만, 앞으로 갈길이 멀다.
이들 5개 브랜드가 희비가 갈리면서 몸을 사리고 있는 이유이다.

혼다는 한일 갈등이 터지기 전까지 한국에서 100% 이상 판매가 급성장했다. 올해 혼다의 한국 성장을 주도한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혼다는 한일 갈등이 터지기 전까지 한국에서 100% 이상 판매가 급성장했다. 올해 혼다의 한국 성장을 주도한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한일 갈등이 불거기기 전인 올해 상반기 일본 5개 완성차 브랜드는 한국에서 2만342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2만1285대)보다 10.3% 판매가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성장세가 22% 역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일본차 브랜드의 성장이 탁월하다는 게 협회 분석이다.

이중 혼다의 경우 상반기 94.4%의 판매 신장세를 기록했다. 혼다의 올해 5월까지 누적 판매 증가세는 전년 동기보다 104.1%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차 판매는 -22%.

혼다가 어코드 하이브리드 등 가성비가 탁월하고 친환경적인 라인업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했기 때문이다.

다만, 혼다코리아는 한일 갈등 이후 몸을 사리고 있다. 가능한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있는 것이다.
닛산은 한일 경제 갈등 이후에도 일본 5개 브랜드 가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닛산 알티마 가솔린 터보.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닛산은 한일 경제 갈등 이후에도 일본 5개 브랜드 가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닛산 알티마 가솔린 터보.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이를 감안해 혼다는 언론사 시승도 꺼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털 등에 시승기가 노출될 경우 악성 댓글이 대부분이라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점을 고려한 행보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시승기 등에 악성 댓글이 많아, 가능한 시승 차량을 제공하지 않는다”면서도 “부득이한 경우 시승기 송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년 한국에 진출한 혼다는 당시 중형 세단 어코르를 앞세워 한국 진출 5년만인 2008년 국내 수입차 업계 최초로 1만대 판매(1만2356대)를 돌파했다. 반면,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1987년 국내 진출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23년만인 2010년 1만대 판매(1만6115대)를 넘었다.

혼다는 올해 역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선전으로 1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했지만, 누적 성장세가 7월 69.6%, 8월 44,5%, 9월 22.1%로 꾸준히 감소했다.

도요타는 침묵으로 이번 고비를 극복하는 모양새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본지 카메라에 잡힌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는 침묵으로 이번 고비를 극복하는 모양새이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본지 카메라에 잡힌 도요타 프리우스.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혼다코리아의 1∼9월 누적 판매 역시 6456대로 올해 1만대 판매 돌파가 어렵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한국 닛산과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는 혼다보다 적극적이다. 일본차에 대한 악성 댓글로 국내 주요 언론사가 일본차 시승을 꺼리자, 언론사 등에 시승을 적극 요청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신차 부재로 전년 동기보다 닛산은 25.4% 한국 판매가 역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인피니티는 3.7% 판매가 늘었다.

닛산은 7월 이후 성장 하락세가 확대돼 9월 한국 누적 판매가 39.6%(507대) 급감한 2299대에 그쳤다. 인피니티 역시 8월 누적 판매에서 역성장을 전환된 이후 9월에는 13.8%(220대) 감소한 1376대 판매에 머물렀다.

한국 닛산은 앞으로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한국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역시 한일 갈등 이후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인피티니 SUV QX50.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닛산의 고급 브랜드 인피니티 역시 한일 갈등 이후 역성장세로 돌아섰다. 인피티니 SUV QX50.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실제 7월부터 현재까지 닛산을 제외한 일본 4개 브랜드는 보도자료를 한 건도 내지 않았다. 닛산은 7월 4일 여름철 사후서비스 캠페인과 할인행사 관련, 같은 달 16일 신형 알티마 출시 관련, 9월 17일 맥시마 출시 관련 보도자료를 각각 냈다.

상대적으로 일본 도요타는 침묵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7월 이후 대외적인 활동을 접은 것이다.

도요타는 한국에서 누적으로 6월까지 24.3%, 7월까지 25.3%, 8월까지 29.4%, 9월까지 32.1% 각각 마이너스 성장했다. 한일 영토분쟁이 발생한 2009년 한국에 진출한 도요타는 같은 해 2019대를 팔아 업계 10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승승장구 하고 있다. 렉서스의 누적 판매 성장세는 7월 33.3%, 8월 31.4%, 9월 32.1%로 상반기 성장세(33.4%)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한일 갈등 이후에도 여전히 30%의 대의 판매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전시된 렉서스 UX.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한일 갈등 이후에도 여전히 30%의 대의 판매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전시된 렉서스 UX. 사진=글로벌 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한일 갈등 이후 대중브랜드인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이 고전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사회 눈치를 본지 않는 부유층은 고가의 렉서스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어, 렉서스가 고성장세를 일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모두 경제 갈등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들 5개 일본 브랜드의 한국 판매는 1∼7월 2만6156대로 6.7%(1642대) 성장으로 축소된데 이어 1∼8월 판매는 2만7554대로 0.7%(207대)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1∼9월 이들 5개 브랜드의 판매는 2만8657대로 6.1%(1848대) 판매가 줄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차 성장세는 -19.8%, -18.3%, -15.2%이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