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이 30일 발표한 '9월 품목별 무역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맥주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9% 감소한 58만8000엔(약 628만 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의 맥주 수출액이 92.2% 감소한 5009만1000엔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일본이 서서히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 내 반일 감정은 더욱 격앙되고 있는 셈이다.
또 일본의 도발로 최초 규제되었던 주요 반도체 재료들의 상황도 맥주 업계와 다르지 않다. 그중 반도체의 세정에 사용하는 '불화수소'의 한국 수출액은 99.4% 감소한 372만3000엔(약 3979만 원)을 기록했다. 불화수소의 8월 한국 수출은 수량·금액 모두 '제로(0)'로 더 이상 추락할 여지도 없었는데, 최근 일본 정부의 허가 절차가 재개되면서 일부 수출량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이 모든 상황이 지난 7월 일본 정부가 시작한 '수출 관리 엄격화'에 크게 반발하는 한국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의 영향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이러한 사실을 눈치 챈 아베 정권은 엄격한 규제를 서서히 해제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그리 녹록치 않아 곤경에 처했다.
전문가들은 "정권 유지에 급급했던 아베 정권이 눈앞의 이익을 담보로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결과를 얻었다"며, "아베가 한국인이 가진 반일 정서의 중대성을 가늠하지 못해 일본 경제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평가했다.
김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