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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카드, 모바일 선불카드 2년여 만에 단종…'삼성 충전카드' 신규 발급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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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카드, 모바일 선불카드 2년여 만에 단종…'삼성 충전카드' 신규 발급 불가

삼성카드 앱카드 캡쳐 이미지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 앱카드 캡쳐 이미지 사진=삼성카드
삼성카드가 모바일 선불카드인 '삼성 충전카드'의 판매를 출시 2년여 만에 중단했다.

31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24일부터 모바일 앱카드 기반의 선불카드인 삼성 충전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기존에 이 상품을 이용하던 고객들은 앞으로 남아있는 유효기간 내에서만 이용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추가 발급이 불가능하다.
이 상품은 2017년 2월 앱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출시됐는데 약 2년8개월만에 신규 발급을 중단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선불카드는 돈을 지불한만큼 이용할 수 있는 카드 상품을 말한다. 무기명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로 불리는 상품들이 많은 편인데 상품권을 카드 상품으로 담아낸 것으로 보면 된다. 보통 플라스틱 실물 카드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삼성 충전카드는 앱카드 기반의 충전식 선불카드다. 최근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앱카드를 통해 본인인증 후 만들기 때문에 실물 카드가 없으나 소유주가 분명한 '유기명 모바일 선불카드'다. 만 14세 이상의 고객이면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에서 1인 1매에 한해 발급받아 유효기간동안 필요한 금액을 충전해 사용하도록 만들었다.

삼성카드는 업계에서 선불카드 판매에 경험이 가장 많은 편이다. 2002년 무기명 선불카드인 기프트카드를 업계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것도 삼성카드이고, 현재도 플라스틱 실물 카드가 있는 기프트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에 삼성카드가 모바일 기반의 충전카드를 출시한지 2년여만에 신규 발급을 중단한 것을 두고 최근 급증하는 선불카드 판매량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판매량 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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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글로벌이코노믹

최근 몇년간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선불카드의 판매량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2014년부터 신한·KB국민·삼성·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 등 8개 카드사의 전체 선불카드 이용실적은 지속적으로 줄다가 2016년 이후부터 조금씩 늘어나더니 지난해 4294억 원으로 전년도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별로 봐도 선불카드 이용실적이 크게 늘었던 하나카드의 경우 2016년 320억 원에서 지난해 679억 원으로 두배 넘는 수준으로 급증했으나 올들어 다시 줄어들며 판매량이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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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글로벌이코노믹

반면 삼성카드의 선불카드 이용실적은 올들어 상반기까지 7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8% 폭증, 이미 지난 한해 동안 이용실적을 넘어섰다. 연간단위로 보면 2016년부터 꾸준히 늘어 지난해만 609억 원의 이용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 초에 삼성 충전카드가 출시된 것을 기점으로 매년 100억 원씩 증가한 셈이다.

사실 선불카드는 신용카드사에게는 '계륵'과 같은 존재다. 2002년 이후 카드사들은 앞다투어 기프트카드 등과 같은 선불카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잇따라 보안사고가 발생하고 체크카드와 비슷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선불카드의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적인 판매를 피해왔다.

일례로 2016년에는 신한카드가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한 기프트카드 판매 채널을 닫아버렸고, 올들어서는 롯데·삼성카드가 기프트카드에 대해 배송료를 부과하거나 발급수수료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선불카드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면서도 "명절 등과 같은 시기에 수요가 있어 지금까지 선불카드 시장이 유지되는 측면이 있다. 비회원 고객에게도 회사의 브랜드를 알리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드업계가 불황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도 이번 삼성 충전카드 발급 중단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선불카드가 아니더라도 지난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신용·체크카드 할 것 없이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신규 발급 중단으로 해당 상품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아쉬움은 크다. 최근 들어 선불카드가 납세에 유리한 상품으로 각광받아왔고,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삼성 충전카드도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던 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통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 국세·지방세 등 세금은 카드이용실적에 포함되지 않는데, 선불카드로 구입·충전하면 포함이 된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로 선불카드인 삼성 충전카드를 구입·충전해 이를 세금을 내는데 이용, 신용카드의 이용실적도 채우고 카드사포인트 등을 쌓는데 활용해왔다.

한편 삼성카드는 이번에 리뉴얼을 고민하기 위해 상품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상품 리뉴얼 등을 고민하는 차원에서 판매를 안하기로 했다"며 "당초 충전식 선불카드의 취지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에게 편의를 주려는 취지였다. 또 선불카드 회원들이 향후 신용도가 쌓여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해질 경우 신용카드 회원으로 연결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취지와는 다르게 충전방식 등이 불편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하는 회원에게는 큰 호응이 없어서 추후 이런 부분을 보완해 신규상품을 준비하고자 발급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효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h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