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삼성전자…종업원 36명 구멍가게 50년 만에 245조 원 그룹으로 우뚝

공유
1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삼성전자…종업원 36명 구멍가게 50년 만에 245조 원 그룹으로 우뚝

‘도전과 혁신 대명사’...도쿄선언-신경영 선언 '뚝심'으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도약
반도체 진출 콧방귀 뀌던 세계, 이젠 “삼성을 본받자”...새로운 50년을 향한 힘찬 발걸음

삼성전자 깃발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게양대에서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깃발이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게양대에서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자랑'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의 대명사 삼성전자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삼성전자,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공룡기업 등극


삼성전자가 지난 반세기 동안 걸어왔던 길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다.

삼성전자는 영원한 라이벌 LG(옛 금성사)보다 10년이나 뒤처진 지난 1969년 '삼성전자공업'이라는 이름으로 전자산업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당시 출발할 때 회사가 가진 돈은 자본금 3억3000만 원, 종업원 36명이 전부였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듬해인 1970년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백색가전 사업에 뛰어들면서 '고속성장'의 서막을 열었다. 또한 1974년과 1980년에는 반도체 사업과 전자통신 분야에 각각 진출해 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으로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983년 2월 이병철 선대회장의 '도쿄 선언'을 통해 당시 미국, 일본 등 기술 선진국들만 생산할 수 있다던 D램 사업에 전격 진출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라는 비아냥이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그해 11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8년 '제2창업 선언'과 '통합 삼성전자 출범' 이후 '세계 최초 64MB D램 개발(1992년)' '보르도 TV 출시(2006년)' '세계 최초 V낸드 개발(2013년)' 등 놀라운 업적들을 남기며 명실공히 세계를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로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기술 성장과 함께 '몸집'도 급속도로 불어났다. 1973년 1458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는 1978년 1만1504명, 1987년 2만2216명, 1994년 5만1926명, 2011년 10만1970명, 2018년 10만3016명 등으로 급증했다.

매출은 지난 1998년 약 25조7000억 원에서 20년 만인 지난해 243조7700억원, 올해 245조 원으로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룩했다.

현재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300조 원 이상, 브랜드 가치는 611억 달러(약72조 원) 수준이다.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도 2008년 6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18조70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이 'CES 2010'에 참석해 전시중인 삼성 TV 제품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사진 오른쪽)이 'CES 2010'에 참석해 전시중인 삼성 TV 제품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경영’ ‘사회적 책임’으로 완성되는 ‘삼성의 100년’

재계에선 삼성전자의 비약적 성장의 배경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신(新)경영 선언'을 꼽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7일 임원과 해외주재원 등 200여명을 독일 프랑크푸르트 캠핀스키 호텔로 불러 모으고 "삼성은 이제 양 위주의 의식, 체질, 제도, 관행에서 벗어나 질 위주로 철저히 변해야 한다"며 신경영을 선언했다.

이른바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불리는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은 '질 위주'의 경영을 정착시키고 불량을 뿌리 뽑기 위해 '라인스톱제', '휴대폰 화형식' 등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가시적 조치와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불량은 암(癌)' '이란 인식을 스며들게 했다.

그리고 최근 삼성전자는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며 나머지 50년 동안 새롭게 써내려갈 역사를 구상하고 있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의 새로운 의제로 '사회적 책임 강화'를 내세웠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이 같은 의지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3년 간 총 180조 원' 투자계획을 공개하면서 '4만명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힌 한편 '반도체 백혈병 분쟁' 같은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 갈등 원인으로 지목됐던 사안에도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유례없는 '위기 터널' 지나는 삼성전자…“향후 3년간 총 180조 원 투자 밝히는 등 미래 대비 앞장 서”


다만 최근 삼성 앞에 갖은 대·내외 악재들이 줄지어 발생하고 있어 창립 50돌을 마냥 즐길 수 없는 분위기다.

지난 정권에서는 역사상 유례없는 '국정농단' 사건에 희생양이 되었고, 이번 정부에서는 '적폐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자비한 사법 칼춤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은 1일 화려한 축포 대신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주재로 임직원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50년의 역사를 돌아보는 수준의 조용한 생일을 맞았다.

그러나 격랑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 50년 간 지속한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변함 없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달 10일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2025년까지 13조1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전자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하고 "지난 50년간 지속적인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당부해 박수를 받았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