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북한 초대형 방사포 '위중한 위협' 아닐까?

공유
0

북한 초대형 방사포 '위중한 위협' 아닐까?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의 연속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8월과 9월 벌인 1·2차 발사 당시보다 발사 간격이 줄어들어 방사포 연속발사 능력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위중한 위협이 아니다"고 말했는데 초대형에 긴 사거리 등을 감안할 때 '안이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시험사격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한이 지난달 31일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시험사격 모습. 사진=로이터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하다"면서 "(우리도)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판론이 거세다. 우선 이번 방사고포 초대형으로 파괴력이 대단히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방사포는 지름은 600mm로 추정된다. 비행거리는 370여km를 날아갔다. 구경이 큰 만큼 연료를 더 많이 싣고 더 많은 폭약을 탑재할 수 있다.

파괴력은 화약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한 구경의 전술지대지미사일(ATACAMS) 성능으로써 추론할 수 있다. 에이타킴스는 길이 4m, 지름 600mm로 마하 3의 속도를 낸다.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한 발로 축구장 3~4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도 비슷한 파괴력을 가졌다고 가정하는 게 옳다.북한 조선중앙통신도 1일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로 알려진 KN-23미사일 발사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이미지 확대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로 알려진 KN-23미사일 발사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더 큰 문제는 대남 기습 초기에 기존 로켓포 등과 혼합해서 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행궤도 수정이 가능해 요격이 어려운 KN-23을 투사해 한국군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킨 뒤 탄두가 더 큰 신형 방사포로 남은 방어체계를 타격할 수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연임구원은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KN-23 탄도미사일에 장착이 가능해지면 미사일 방어체계 대부분을 제거하면서 신형 방사포로 나머지 방어체계에 최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넷 연구원은 실전 상황에서는 북한의 가용 비대칭 전력의 총력전을 상정해야 한다며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뿐 아니라, 또다른 비대칭전력인 북한의 특작부대와 무인기 투사를 통해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 무력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등과 초대형 방사포로 서울의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기지, 중부지역 내 한국 공군의 F-35 공군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고 보는 게 온당하다.수많은 자탄을 가진 초대형 방사포탄은 이곳을 타격할 대단히 위중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은 이미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 민간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0 미국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에서 북한이 스커드 단거리 전술 미사일 약 800발, 노동 중거리 미사일 300발, 무수단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50발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탐지장비와 지휘통제체계 성능을 높이고 패트리엇(PAC-3)을 비롯한 요격미사일 보유량을 대폭 늘리는 게 급선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베넷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800여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군이 이를 요격하려면 적어도 1000여기의 요격미사일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군당국과 청와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