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미사일 능력은 우리 안보에 아주 위중한 위협이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리 미사일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우세하다"면서 "(우리도) 북한보다 적지 않게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비판론이 거세다. 우선 이번 방사고포 초대형으로 파괴력이 대단히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방사포는 지름은 600mm로 추정된다. 비행거리는 370여km를 날아갔다. 구경이 큰 만큼 연료를 더 많이 싣고 더 많은 폭약을 탑재할 수 있다.
파괴력은 화약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한 구경의 전술지대지미사일(ATACAMS) 성능으로써 추론할 수 있다. 에이타킴스는 길이 4m, 지름 600mm로 마하 3의 속도를 낸다. 수백 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한 발로 축구장 3~4개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한다.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도 비슷한 파괴력을 가졌다고 가정하는 게 옳다.북한 조선중앙통신도 1일 "이번 시험사격을 통하여 연속사격체계의 완벽성까지 검증됨으로써 초대형방사포무기체계의 기습적인 타격으로 적의 집단목표나 지정된 목표구역을 초강력으로 초토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대남 기습 초기에 기존 로켓포 등과 혼합해서 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행궤도 수정이 가능해 요격이 어려운 KN-23을 투사해 한국군 미사일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킨 뒤 탄두가 더 큰 신형 방사포로 남은 방어체계를 타격할 수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연임구원은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해 KN-23 탄도미사일에 장착이 가능해지면 미사일 방어체계 대부분을 제거하면서 신형 방사포로 나머지 방어체계에 최종적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베넷 연구원은 실전 상황에서는 북한의 가용 비대칭 전력의 총력전을 상정해야 한다며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뿐 아니라, 또다른 비대칭전력인 북한의 특작부대와 무인기 투사를 통해 미사일 방어체계 레이더 무력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미 다량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보수 민간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0 미국 군사력 지표(2020 Index of US Military)' 보고서에서 북한이 스커드 단거리 전술 미사일 약 800발, 노동 중거리 미사일 300발, 무수단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50발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려면 탐지장비와 지휘통제체계 성능을 높이고 패트리엇(PAC-3)을 비롯한 요격미사일 보유량을 대폭 늘리는 게 급선무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베넷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북한은 800여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군이 이를 요격하려면 적어도 1000여기의 요격미사일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군당국과 청와대가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