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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구글, 2조5000억에 핏빗 인수...스마트폰이어 스마트시계로 삼성·애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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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구글, 2조5000억에 핏빗 인수...스마트폰이어 스마트시계로 삼성·애플 위협

구글이 1일 피트니스 트래커 개척자인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이 1일 피트니스 트래커 개척자인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사진=각사
최근 구글 브랜드로 안드로이드폰인 픽셀4를 내놓은 구글이 핏빗 인수로 스마트시계 시장 진출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구글은 1일(현지시각) 피트니스 추적기 개척자이자 스마트시계 자회사를 가진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45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핏빗은 손목밴드형 피트니스 위치추적기 개척자이자, 스마트시계 제조사 ‘페블(Pebble)를 인수한 회사다. 자연히 구글의 핏빗 인수는 구글 브랜드의 스마트시계인 ‘픽셀워치’ 등장을 기정 사실화 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핏빗은 이제 구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시계 1위 애플은 물론 삼성, 화웨이, 샤오미 등과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구글의 발표는 이 주 초 구글이 핏빗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문에 이어 나왔다.

리치 오스텔로 구글 디바이스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준비된 성명에서 “핏빗 인수는 구글 이 만든 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것은 물론 웨어OS에 훨씬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오스텔로 부사장의 언급은 픽셀워치가 나올 것임을 결정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구글은 이 인수에 힘입어 구글 브랜드 웨어러블 기기를 앞세워 시장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핏빗 인수는 지난 수년간 보여왔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그간 구글은 파트너 웨어러블 기기 업체들이 자사의 ‘웨어 OS’를 이용해 기기를 제공하는데 만족했고 자체 웨어러블을 만들 의향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이번 인수는 이 입장의 변화를 말해 준다.
구글이 자체 스마트워치를 만들기를 기다려온 픽셀 팬들에게 큰 뉴스다. 구글 픽셀스마트폰에 구글 픽셀 스마트워치를 연동해 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구글은 핏빗을 인수함으로써 스마트시계 시장 진출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사진은 핏빗이 인수한 스마트시계 회사 페블의 스마트시계. 사진=페블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은 핏빗을 인수함으로써 스마트시계 시장 진출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사진은 핏빗이 인수한 스마트시계 회사 페블의 스마트시계. 사진=페블


물론 픽셀 워치가 당장 나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두 회사 모두 상장기업이기 때문에 인수 작업에는 반독점 감시 당국의 승인과 인수합병 절차에 대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픽셀 워치를 볼 수 있으려면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어쨌든 구글이 이처럼 웨어러블의 대표 주자인 핏빗을 인수하게 된 배경에는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영향력 없다고 본 ‘웨어 OS’가 돌연 힘을 발휘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최근 ‘웨어 OS’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샤오미나 모토로라 같은 구글의 웨어 OS를 사용하는 스마트워치 출시 회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웨어OS도 시장에서 의미를 갖게 됐다. 구글은 핏빗을 인수하게 됨으로써 웨어OS에 투자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꽤 멋진 일들을 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이 날 공식 발표문에서 통해 “구글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지식,성공, 건강, 그리고 행복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 목표는 핏빗이 오랫동안 주력해 온 건강, 그리고 사람들을 더 건강하고 적극적으로 살게 하려는 목표와 아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는 핏빗과 자사의 웨어러블 기기 사업 목표가 동일한 선상에 있다는 설명에 다름 아니다. 이어 “그러나 이를 잘 하려면 프라이버시와 보안이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여러분들이 우리 제품을 사용할 때 여러분은 자신의 정보를 구글에게 맡기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이 커다란 책임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여러분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여러분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투명하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구글이 핏빗 웨어러블 기기 인수를 계기로 사용자로부터 수집하게 될 민감한 개인정보인 헬스데이터 수집과 관리에 대한 의견을 밝힌 것이다.

이는 그동안 구글 스스로 끊임없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을 의식한 설명으로 보인다. 구글은 유럽연합(EU)이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만들도록 하는 계기를 제공한 회사다. 또한 그간 개인위치추적 등 항상 개인정보 유출 문제의 중심에서 빠지지 않았다.

구글의 핏빗 인수 결정에서 눈여겨 볼 점은 핏빗이 이미 스마트시계 열풍을 일으킨 꽤 작은 스타트업인 페블(Pebble)을 인수한 회사라는 점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페블에 대해 칭찬한다. 심지어 핏빗이 페블을 인수한 지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그렇다.

핏빗은 이미 자체 개발한 웨어러블기기용 OS를 갖고 있는데 이는 꽤 잘 작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사람들은 이 OS가 구글의 웨어 OS보다 더 좋다고 말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구글은 핏빗인수로 단순한 웨어러블 하드웨어 파트너를 얻는 것은 물론 웨어러블 기기용 OS기기 파트너까지 얻게 된 셈이다. 이 인수로 향후 몇 년 간 웨어 OS가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지켜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현재로선 구글이 언제 이 인수거래를 종결하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내년 중반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