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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경제부총리의 ‘병든 경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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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경제부총리의 ‘병든 경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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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며칠 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화폐유통속도가 떨어져 실물경제를 제약하는 소위 ‘돈맥경화’ 징후도 없지 않다”고 우려하고 있었다. ‘의학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전임 ‘경제수장’이었던 김동연 전 부총리도 이에 앞서 ‘병든 경제’를 언급하고 있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한인경제인대회 강연에서 ‘이 나라는 털끝 하나라도 병들지 않는 것이 없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고 나서야 그칠 것이다'는 다산 정약용 인용하면서 “200년 전 다산 선생이 한 얘기지만 지금 우리에게도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라고 강조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노믹스’를 설계했다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지난 9월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병든 경제’ 얘기를 했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가 동맥경화였다면, 지금은 동맥경화·골다공증”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코드 불루(응급상황)”이라며 ‘중병’이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지난 9월 국회의원회관에서 ‘2020 경제대전환보고서 민부론’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성장이 멈췄다”며 “대한민국 경제는 급성 심근경색에 걸렸다”고 진단한 것이다.

‘병 걸렸다’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조정과 관련, “지난해 인상 때는 경제가 이렇게 나쁘리라고는 생각 안 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경기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알았다”고 했었다.

이렇게 경제가 병에 걸렸다면, 벌써부터 치료에 나서야 좋았다. 옛말에 ‘병은 증세가 나타난 뒤에 치료하려는 것은 하책, 빌미가 보이기 전에 먼저 다스리는 것이 상책’이라고 했다. ‘이미 빌미가 보였다면 다스리기 어려운 괴증(壞症)이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정책은 ‘별로’ 그렇지 못한 듯했다. 11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율’로 허덕이는 수출의 경우가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홍 부총리는 연초인 1월 3일 “지난해 수출이 처음 6000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조만간 수출 7000억 달러도 달성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수출은 ‘내리막길’이었다. 홍 부총리는 4월 초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연례협의단과 만난 자리에서는 “하반기에는 개선되어 연간으로는 작년 수준 이상으로 달성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을 바꾸고 있었다.

그래도 수출 증가율은 ‘두 자릿수’로 줄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0월에도 수출이 마이너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실직고’하고 있었다.

정책 대응이 주춤거리면서 높아지는 것은 경제계의 푸념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달 말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일본형 장기불황’을 답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다”고 지적하고 있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지난 9월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우리 경제는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