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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독자노선으로 '글로벌 1위 완성차업체' 꿈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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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수석부회장, 독자노선으로 '글로벌 1위 완성차업체' 꿈 영근다

정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실적 큰 폭 개선…고급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주력 덕분
국내외 마땅한 매물 없어…“규모의 경제 구현 위해 3∼4년후 움직여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6월 15~16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수소경제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6월 15~16일 일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에너지환경장관회의에 참석해 수소경제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4대 비법'으로 세계 1위 완성차업체의 꿈을 일궈낸다.

차량 고급화와 전기차, 수소차, 중국 자동차시장 재진격이 그 해법이다.
최근 세계 완성차 업체 간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경영 전략이다. 기존 해외 경쟁업체의 '몸집 불리기'와 다른 '독자노선'인 셈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정의선(49) 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그룹과 현대차 경영을 전담하면서 회사 경영성적표가 크게 개선되자 경쟁업체와는 다른 경영행보로 글로벌 자동차업계 최정상에 등극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금융감독원 자료 기준으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늘어나는 성장세를 보였다. 이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0% 이상, 분기순이익은 50% 이상 각각 급증해 정 수석부회장 '매직'이 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수석 부회장은 취임 이후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 모델과 친환경 전기자동차와 수소차 판매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 2015년 말 정 수석부회장이 고급브랜드로 선보인 '제네시스'는 미국 누적 판매가 올해 3분기까지 전년동기 대비 80% 이상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 현대차그룹, 국내외 마땅한 매물 없어 '독자노선' 모색


아울러 국내외 마땅한 매물이 없는 점도 현대차그룹의 독자노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국산차 업체 가운데 한국GM(미국 GM)과 르노삼성(프랑스 르노), 쌍용차(인도 마힌드라) 등은 모두 해외 자동차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실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GM이 지난해 모기업의 한국 철수설(說)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우리 정부와 GM이 10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자해 급한 불을 껐다. 쌍용차 역시 모기업 투자와 지원으로 매물로 나올 확률이 적다는 게 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해외에도 이렇다 할 매물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가까운 중국의 경우 현지 토종 업체들이 중저가 차량으로 자국을 비롯해 세계 주요시장을 공략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과 이들 기업 간 기술 차이가 커 기업 인수합병(M&A)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중국 현지합작법인 '베이징현대'와 기아차 현지합작법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 등 현지 법인을 강화해 중국 사업을 강화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이를 뒷받침하듯 현대차는 지난 4일 전기차 '코나'를 중국 현지에 선보였으며 올해 말까지 전기차 1종을 중국에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 중국사업총괄에 현대차 국내사업본부장 이광국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해 임명했다. 이번 인사는 자동차 산업 최대 격전지 중국 시장 대응력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차가 재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현대차는 강조했다. 이 사장이 2017년 중국 정부의 경제보복 이후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판매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특급 구원 투수로 나선 것이다.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닛산이 현재 실적 하락세로 경영난을 겪어 매물로 나올 가망성이 있지만 닛산은 프랑스 르노와 1999년 동맹 관계를 맺었다. 도요타는 올해 세계 1위 완성차 업체로 다시 등극했고 혼다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와 쓰바루자동차가 남아있지만 규모가 작아 현대차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역부족 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 가운데 쓰바루는 도요타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미쓰비시와 쓰바루는 2010년대 초 한국에 진출했지만 판매 부진으로 진출 1년 만에 모두 철수했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경쟁사와 합종연횡 외에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필수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경쟁사와 합종연횡 외에 인수합병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 '규모의 경제' 장점 활용해 향후 3~4년내 현대차그룹 '몸집 불리기' 나서야


현대차그룹이 해외 경쟁업체와 다른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몸집 불리기를 계속 외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정 수석 부회장이 향후 미래 전략을 주도면밀하게 잘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세계 1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존 독자노선만을 고집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이는 경쟁업체와 몸을 섞는 '규모의 경제'에 적극 나서라는 얘기다.

김 교수는““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그룹이 최근 합병에 합의했다“며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세계 4위 자동차 기업으로 등장해 현대·기아차는 미국 GM에 이어 6위로 밀려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합종연횡은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수순”이라며 “미래 차 기술 선점을 위한 인수·합병(M&A)과 제휴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정 수석부회장 체제가 안정되는 3~4년 이후 '규모의 경제' 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