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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시작도 하기 전 좌초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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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페이스북 가상화폐 '리브라' 시작도 하기 전 좌초위기

"페이스북에 대한 미 의회의 강한 불신 탓"

사진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페이스북의 가상화폐 '리브라' 이미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미 의회와 규제당국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당국의 승인이 있을 때까지 가상화폐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기업들이 혁신을 허락 받지 못한다면 미국의 금융 리더십은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이 비슷한 아이디어(가상화폐)를 수개월 내에 출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리브라는 미국 달러화 등 화폐와 기타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변동성을 완화시킨 암호화 자산(스테이블 코인)의 하나다.

미 상원과 하원은 각각 지난달 페이스북 측에 리브라 불가 입장의 서한을 보냈다.

또 저커버그는 지난달 23일 미 하원 금융위원회가 리브라 사업계획을 직접 듣기 위해 마련한 청문회에 출석해 뭇매를 맞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 청문회에서 "미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는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리브라 사업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가시돋친 질문과 반박에 시달려야 했다.

의원들은 리브라가 개인정보 보호, 거래 위험, 차별, 국가안보, 통화정책, 글로벌 금융 시스템 안정과 관련해 수많은 우려를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페이스북의 과거 행동에서 비롯된 불신이 이날 청문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발(發) 가짜뉴스와 허위광고가 도배되고 이용자 수천만 명의 정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에 넘어가 선거운동에 이용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불렀다.

저커버그는 그러나 지난달 17일 워싱턴DC 조지타운 대학 강연에서 "정치광고를 계속 허용하겠다"고 밝혀 정치적 논란을 한층 더 키웠다.

저커버그는 또 지난해 4월 의회 청문회에서 이용자 개인정보 유용이나 허위정보 및 극단적 메시지 전파 같은 악용을 막겠다고 약속했지만 여전히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치맨 공동창업자인 시바타나오키는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 기고를 통해 리브라가 시작도 못한 채 좌초 위기에 맞게 된 배경엔 페이스북에 대한 의회의 강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위험관리에 명백한 허점을 드러낸 사례 가운데 하나로 지난 한해 동안 페이스북에선 아동 성학대 관련 사진과 비디오에 대한 문제를 다룬 1840만건의 보고들이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페이스북은 또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이용자 870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데 대해 50억 달러(약 5조8930억 원)의 벌금을 물기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합의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이와 함께 올 1분기에 22억개의 가짜 개정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테러리스트 등 악의를 가진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선전의 장으로 악용할 수 있는 취약점을 노출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바타나오키는 미 의회의 페이스북에 대한 불신은 일본 등 다른 나라의 가상화폐에 대한 우려보다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페이스북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