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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자율주행차 확대, 제조-독립부품업체 갈등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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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자율주행차 확대, 제조-독립부품업체 갈등 키운다

8000억 달러 규모 자동차 정비시장…제조업체 "순정품 수리만 안전 보장"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의 기술자가 충돌 회피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연구소의 기술자가 충돌 회피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자동차 충돌 방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자동차 제조업체와 자동차 애프터마켓(자동차 판매 후 발생하는 관련 부품이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정비시장)을 주도해온 독립 부품업체와 수리점들간 갈등을 낳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장착하는 자동차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8000억 달러에 이르는 애프터 마켓을 놓고 양측의 주도권 쟁탈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차선 유지 지원, 자동제동, 사각 지대 감지 등 전례없는 정교한 시스템을 고려할 때 인증받은 딜러의 순정품과 수리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독립 부품업체와 수리점은 이에 대해 운전자가 적은 비용으로 부품을 구매하고 수리할 수 있는 길을 제조업체들이 막아선 안된다고 반박한다.

로이터 조사 결과 ADAS에 대해 닛산 인피니티와 볼보는 인증을 받지 못한 딜러의 부품 제공과 수리는 품질 보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제너럴 모터스(GM)와 혼다는 순정 부품 사용과 인증업체 수리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중요하긴 하지만 품질 보증을 할 수 없다는 경고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

애프터 마켓 분쟁은 미국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를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자동차·장비제조업협회(MEMA)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기존 ADAS 부품 또는 서비스에 대해 조건부 보증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전통적인 자동차 장비 규칙을 그대로 새 기술에 도입하고 차량 소프트웨어의 최신 진단 데이터에 액세스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신기술의 복잡하고 정교해 애프터 마켓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필요한 교육과 정보를 제공해도 독립 수리점에선 종종 자원과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미국 도로에 있는 모든 차량의 10%만이 ADAS를 장착하고 있지만 그 수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독립 부품업체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부과하는 가격의 25~50% 선에서 ADAS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와 로이터가 공동으로 11개 수리업체 대표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 애프터 마켓의 윈드 쉴드는 정품보다 평균적으로 420달러 정도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IHS가 실시한 테스트에선 인증받지 않은 애프터 마켓 윈드 쉴드가 센서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요인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장조사기관 JD파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ADAS가 장착된 자동차를 수리한 500명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15%는 첨단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독립 상점이 딜러보다 4배 더 높은 비율로 이 문제가 드러났다.

독립 부품업체와 수리점들도 안전 문제의 원인을 자동차 제조업체의 책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운전자들이 비용 부담 때문에 필요한 수리를 하지 않고 있고 인증받은 딜러들은 ADAS 장착 자동차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독립 수리점과 부품 제조업체들은 소비자 보호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주 의원들의 개입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FTC는 이 문제에 대해 업계 견해와 대중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고 아직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