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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퇴직연금 경쟁 2라운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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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퇴직연금 경쟁 2라운드 돌입

수수료인하.장기가입자 할인 등 선제대응
디폴트옵션 등 수익률 화두

퇴직연금이 대부분 원리보장형으로 운용돼 수익률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자료=유안타증권, 퇴직연금의 운용형태
퇴직연금이 대부분 원리보장형으로 운용돼 수익률이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자료=유안타증권, 퇴직연금의 운용형태
증권사 퇴직연금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이 가입자의 수익률 향상을 위해 퇴직연금 수수료를 지난 1일부터 내렸다.

◇현대차증권, 미래에셋대우…가입자 수익률 향상 차원에서 수수료 인하

주요 변경 내용은 기본 수수료율 10bp(0.1%포인트, 1bp=0.01%) 인하와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기업에 대한 수수료 50% 할인이다.

이번 퇴직연금 수수수료 인하는 업계 퇴직연금 1위 사업자로 가입자의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익률 향상을 꾀하는 차원이다. 현대차증권의 연금자산은 지난 9월말 기준 11조8000억 원으로 전체 사업자 중 7위, 증권업계서 1위다.

현대차증권 연금사업실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인하로 실효수익률(총수익률을 연 복리로 환산한 수익률)상승으로 은퇴소득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앞으로도 전방위 수익률 관리를 통해 가입자의 노후자산 증대를 위해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퇴직연금 수수료를 내린 곳도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퇴직연금 수수료를 전격 인하했다.

변경내용을 보면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s)의 기본수수료율 인하와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의 장기할인율의 상향이 핵심이다.

DB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제도다.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금융회사에 적립해 책임지고 운용하며, 근로자는 사전에 정해진 수준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DC는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제도다. 회사가 근로자 계좌에 부담금을 꾸준히 납입하면,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한다

먼저 DB 기본수수료는 금액구간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수수료율을 신설했다. 기존 수수료율 대비 인하폭은 금액구간에 따라 최대 30%에 이른다.

50억 원 미만부터 3000억 원 이상까지 금액구간을 10개로 나눠 수수료율을 달리 적용했다. 적립금규모에 따라 금액구간별 수수료율이 차례로 적용되는 구조를 반영해 100억 원 미만의 수수료율의 인하폭도 확대했다.

퇴직연금 장기가입자에게 할인율도 적용된다. 가입기간에 따른 기본수수료 할인율도 2~4년차 10%, 5~10년차 12%, 11년차 이상 15%로 확대했다.

김기영 미래에셋대우 연금컨설팅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환경과 원리금보장 상품위주의 자산운용에 수익률이 연 1%대에 머무르고 있다"며 "수수료 인하로 비용을 최소화해 실효수익률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 디폴트옵션 도입 등 선제대응 차원

증권사의 퇴직연금 수수료 인하는 퇴직연금시장의 급성장을 가져올 새 제도시행과 관련이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제, 디폴트옵션 도입이 그것이다. 최근 여당은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도입이 주 내용인 퇴직연금 제도 개선안을 지난 5월에 발표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단독 또는 다른 회사와 연합해 설립한 수탁법인에서 퇴직연금의 적립금을 운영하는 제도를 뜻한다. 현재 국내 퇴직연금 제도는 기업이 직접 퇴직연금 사업자와 계약하는 형태다.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기금에서 고용한 전문가들이 운용을 맡아 지금보다 수익률이 중요해진다.

이보다 파괴력이 큰 것은 디폴트 옵션이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금융회사가 연금자산을 알아서 운용하는 제도다. 현재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위한 법안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중이고, 디폴트 옵션 제도는 입법이 논의중인 단계다.

이들 제도가 시행되면 원리금보장형 일색이던 퇴직연금운용도 수익률을 높이는 쪽으로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퇴직연금의 운용형태는 원리금보장형 87%, 실적배당형 9.7%, 대기성자금 3.3%로 원리금보장형이 압도적이다. 확정급여형은 그 비중이 93.6%에 이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리금 보장형의 높은 비중은 우리나라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기금형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등 제도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향상과 관련 있어 이들 제도가 시행되면 은퇴자산의 안정성과 함께 수익성이 중요한 투자기준이 되면서 지금과 같은 원리금보장 중심의 운용패턴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부각돼 운용능력에서 우수한 증권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연금자산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산배분능력이 중요하다”며 “다양한 상품라인업과 포트폴리오설계에 경험이 많은 증권사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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