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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년 세금=월급쟁이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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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년 세금=월급쟁이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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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확장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해 대외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똑같이 강조했다. “대내외 위험요인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내년도 확장적 재정 운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경제가 안정적 궤도에 이르기까지 재정이 충분한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재정을 풀어서 살릴 필요는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예산을 깎으려 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예산을 ‘왕창’ 늘리려는 데에는 내년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는 복안이 읽히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쓰지 못한 예산을 연말까지 모두 집행하라고 지자체 등을 압박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야당은 ‘선심성 복지 예산’과 ‘가짜 일자리 예산안’을 집중적으로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예산안을 놓고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금을 내야 하는 기업으로서는 대폭 늘어난 내년 예산안이 껄끄럽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한국경제연구원은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게 오히려 경제성장에 더 효율적이라는 반론이다. 세금을 덜 거두면 국내총생산(GDP)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경연은 예산 확대의 ‘속도조절’도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을 이렇게 늘리다가는 일본처럼 국가채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서민들도 내년 예산안이 껄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기획재정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분석한 결과, 내년 국민 1인당 세금 부담이 749만9000원에 달하게 된다고 했다. 내년 국세와 지방세 세수를 추계인구로 나눈 수치다.

그렇지만, 그 추계인구 중에는 갓난아기와 초등학생도 있다. 일을 더 이상 하기 힘든 노인도 있다. 병실에 누워 있는 환자도 있다.

따라서 그들의 부담은 돈을 버는 ‘가장’이 떠맡을 수밖에 없다. ‘유리지갑’을 넘어 ‘열린 지갑’에서 그만큼 빠져나가야 되는 것이다.

1인당 749만9000원의 세금 부담은 ‘4인 가족’으로 따지면 얼추 3000만 원이다. 어지간한 서민 월급쟁이의 ‘연봉’이다. 가장이 그 연봉만큼을 세금으로 바치면 가족은 시쳇말로 손가락을 빨며 버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물론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고, ‘없는 자’는 덜 내는 구조다. 그렇더라도, ‘단순계산’으로는 이렇게 따져볼 수도 있을 것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설문도 있다. 임금근로자 1717명을 대상으로 ‘세금납부 인식’을 조사한 결과, 체감 부담감이 과도하다는 응답이 41.5%를 차지하고 있었다. 보통이라는 응답이 54.8%였다. ‘과도하지 않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소득이 ‘별로’인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 서민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른 소비를 억제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소비가 위축되고, 결국 경제성장을 깎아먹을 수도 있다.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 재정 확대다. 국채를 발행한다고 해도 그것 역시 국민 부담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