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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기업들 종신고용·연공서열 해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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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기업들 종신고용·연공서열 해체되나

조기퇴직·신입사원 고액채용 도입 잇따라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종신 고용 유지가 어렵다고 밝힌 후 일본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전통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이미지 확대보기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종신 고용 유지가 어렵다고 밝힌 후 일본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전통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일본의 세계적 자동차업체 도요타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은 지난 5월 종신 고용 유지가 어렵다고 밝혔다.

일본의 종신고용과 연공서열이라는 전통적인 인사관리 시스템에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상징적 발언이었다.
도요타는 지금까지 정보 기술 분야 강화를 목적으로 경력직 채용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하지만 종합직 채용에도 경력직을 50%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혼다와 닛산 등 경쟁업체들도 경력직 채용을 확대하는 등 이런 변화가 퍼지고 있다.

경제평론가 카야 케이치는 뉴스위크 재팬 8일자 칼럼에서 종신 고용과 연공 서열을 기본으로 한 일본형 고용 시스템이 본격적인 해체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조사한 2018년 일본의 대졸 초임 평균은 월 20만6700엔(약 220만 원), 연간으로는 248만 엔에 불과했다. 전통적인 일본의 '사회초년생=저임금' 공식은 정년 보장이 전제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기 퇴직을 실시하고 우수한 신입 직원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는 등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년 직원을 대상으로 조기 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드문 광경은 아니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은 실적이 악화된 기업에서 주로 행해졌다. 하지만 기린 맥주는 지난해 최고 이익을 달성하는 등 순조로운 실적을 올렸는데도 대규모 명예 퇴직을 단행했다.

많은 일본 기업들이 여전히 연공 서열을 존중하고 있지만 NTT 데이터는 최대 3000만 엔(약 3억2000만 원) 의 고액보상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처럼 능력있는 직원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연공주의에 금이 가는 현상은 일본의 젊은 인재들이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외국계 기업을 선호한 탓이기도 하다.

컨설팅업체 매크로밀이 일본 22~25세 사회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사회초년생의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선호하는 사회초년생은 34%, 성과주의 선호는 42%였다.

이에 따라 성과주의로 선회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 리테일링은 2020년부터 입사 3년차 우수사원에게 최대 3000만 엔의 연봉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3대 '메가뱅크'인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은 2020년부터 직급제도를 개편해 인재를 조기 등용한다. 기존에는 입사 25년차(40대 중후반)에야 지점장급에 오를 수 있었지만 새 제도하에서는 37세 전후인 15년 차도 지점장이 될 수 있다.

소니도 인공지능(AI) 분야 신입사원의 연봉을 최고 22% 인상하기로 했다. 소니 신입사원 연봉은 600만 엔 수준이지만 요건에 따라 730만 엔까지 지급한다.

야후는 30세 이하 우수 엔지니어에게 초임으로 650만 엔을 준다. 히타치, NEC 등 일본의 전통적인 대기업들도 성과주의 도입에 나섰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