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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급과잉 LCC ‘불시착’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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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공급과잉 LCC ‘불시착’ 피하려면

남지완 기자 이미지. 사진=자체제공
남지완 기자 이미지. 사진=자체제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숫자는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주요 국가별 LCC 숫자는 미국 9곳, 일본 8곳, 독일 4곳, 한국 9곳이기 때문이다.

국가들 인구수를 살펴보면 미국이 약 3억3000만 명, 중국 약 14억4000만 명, 일본 약 1억2600만 명, 독일 약 8400만 명으로 한국(약 5100만 명)에 비해 많다.

이러다 보니 한국은 인구수나 국토 면적에 비해 LCC 숫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올만하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관련업체가 많으면 소비자들로서는 더 좋은 조건에 더 좋은 상품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나친 공급과잉이 LCC업체들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업체들은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경구(警句)를 외면해왔다.

LCC들은 대부분 일본노선에 주력해왔으나 지난 7월부터 노(NO)재팬 운동이 일어나 일본노선이 시들해지자 너도나도 동남아노선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러다 보니 동남아노선이 이미 포화상태가 됐다.

포화상태 노선을 피해 신규 노선을 개척하기도 쉽지 않다. LCC들은 대부분 해외 항공기를 리스(임대)로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과 동남아노선 수익이 불투명하다고 해서 무작정 신규 비행기를 늘리는 것은 자칫 경영손실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LCC업계가 이 지경이 된 데에는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의 무분별한 운항증명(AOC)서 발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는 사업 요건만 맞으면 AOC 발급에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폄훼할 뜻은 없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AOC 발급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필요가 있다.

야심차게 출발했다가 과다경쟁에 밀려 1년 만에 사라진 에어포항과 에어필립의 교훈을 잊지 말라는 얘기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