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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카리브해 소국 안티구아 총리, 하버드대 과거잘못 지적하며 배상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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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카리브해 소국 안티구아 총리, 하버드대 과거잘못 지적하며 배상요구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 "역사의 잘못 되풀이하지 않도록 조사"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소국 안티구아 가스통 브라운 총리가 미국 하버드 대학을 향해 과거 잘못을 지적하며 배상을 요구했다. 과거사의 잘못에 대해 '도덕적 배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사진=뉴욕타임스이미지 확대보기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소국 안티구아 가스통 브라운 총리가 미국 하버드 대학을 향해 과거 잘못을 지적하며 배상을 요구했다. 과거사의 잘못에 대해 '도덕적 배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사진=뉴욕타임스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소국 안티구아의 가스통 브라운 총리가 미국 하버드대학을 향해 과거 잘못을 지적하며 배상을 요구했다. 과거사의 잘못에 대해 '도덕적 배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최근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30일 공개 서신을 통해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에게 200년 전 일을 끄집어냈다.

브라운 총리는 안티구아 농장주들의 기여와 노예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하버드대 로스쿨(Harvard Law School)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며 적절한 배상을 요구했다.

브라운 총리는 "배상은 원조도 아니고, 선물도 아니다"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예들의 노동력 제공이 없었다면 오늘의 모습을 갖지 못했을 하버드대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버드대의 배상을 요구하는 브라운 총리의 목소리는 미국에서 낯설지 않다. 앞서 미국 명문대들은 노예제도의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을 위한 기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올해만 하더라도 프린스턴 신학대와 버지니아 신학대가 하반기 배상 기금을 조성했다. 최근에는 조지타운대가 자기 대학 때문에 팔린 신세가 됐던 노예들의 후손을 위한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브라운 총리의 이같은 행보는 앞서 지난달 마이애미 헤럴드와 하버드 크림슨(The Harvard Crimson)의 보도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버지니아 신학대 등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받아 하버드대 로스쿨의 배상을 요구하는 서신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하버드대는 배카우 총장의 전임자인 드류 길핀 파우스트 전 총장이 하버드대의 노예제 연루를 직접적으로 인정했다. 배카우 총장도 사실상 이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카우 총장은 하버드대가 안티구아의 사탕수수 농장의 거부였던 아이작 로얄 주니어(Isaac Royall Jr.)의 재산과 노예 노동이 이 대학 로스쿨 건립에 사용됐는지를 파악하는 조치에 나섰다.

그는 브라운 총리에 보낸 답신에서 긍정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배카우 총리는 "버드대는 노예제도와 관련된 잘못과 부정을 파악하기 위한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총리는 앞서 하버드대에 보낸 서신에서 자국의 교육을 위한 기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안티구아의 주미대사는 새로운 캠퍼스 건립에 필요한 기부금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안티구아는 과거 식민지 강국이었던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해 왔다. 영국은 대서양을 가로질러 3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인들을 수송했다. 카리브해의 쌍둥이 도서인 안티구아와 바부다는 1981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브라운 총리는 지난 10월 심포지엄에서 유럽 국가들의 배상이 식민지 이주자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배상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잔인하고 추출적인 경제 모델을 통해 자국의 자원을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