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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중국 희토류 시장 수성전략...생산 확대해 미국 진입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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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중국 희토류 시장 수성전략...생산 확대해 미국 진입 막아

중국이 올해 희토류 생산 목표를 역대 최대로 정했다. 생산을 늘려 가격을 떨어뜨림으로서 미국의 희토류 시장 진입 의지를 꺾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중국 희토류산업협회가 중앙 정부의 견해를 적극 지지하고, 국가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희토류산업협회가 "중앙 정부의 견해를 적극 지지하고, 국가의 핵심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일본의 경제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10일 중국이 미국의 희토류 시장 진입을 압박하기 위해 희토류 생산을 늘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산업정보기술부)는 올해 희토류 생산 쿼타를 13만2000t으로 지난해보다 10% 높게 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2년 연속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산업계는 미중 무역전쟁 중인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로 삼고 수출을 막아 공급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염려해왔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시장의 72%를 차지는 만큼 이 같은 걱정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 중국 기업인이 최근 중국 장시성 간저우의 중국텅스텐희토류품질감독검사센터에서 희토류 산화물 전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사진=글로벌타임스
한 중국 기업인이 최근 중국 장시성 간저우의 중국텅스텐희토류품질감독검사센터에서 희토류 산화물 전시품을 들여다보고 있다.사진=글로벌타임스

그런데 중국은 정반대의 전략을 택해 산업계의 염려를 완화시켰다. 이에 대해 혹자는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풍부한 공급량으로 넘치게 해서 가격을 낮춰 결국 미국 업체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미국은 전기차 모터용 자석, 미사일과 휴대폰 등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국내생산과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내 제련소 건립을 허가하거나 미국 업체와 호주 업체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미국 희토류 업체가 도산해 자체 제련소가 없어지자 미국내에서 채굴한 희토류를 중국에 보내 정련한 다음 미국으로 반입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수입관세를 대폭 올리면서 미국은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다.

중국은 현재 전기차를 비롯한 신에너지 차량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올들어 9월까지 이런 차량 생산은 전년 동기에 비해 20% 늘어났다. 희토류는 이들 전기차를 구동하는 모터에 탑재되는 고성능 자석에는 필수불가결한 원료이다.
중국내에서 희토류는 주로 장시성에서 생산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월 장시성의 자석 제조업체를 방문해 "희토류는 '중요한 전략 자원'"이라고 말해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제한할 뜻을 시사했다. 시 주석의 방문 이후 고성능 자석에 들어가는 희토류인 디스포슘의 가격은 올해 초에 비해 약 50%나 급등했다.

이런 여건에서 중국의 생산 확대 결정은 충분한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메시지로 읽힌다.
중국의 노림수는 또 있다. 중국의 생산 확대는 전 세계 수급을 개선하고 가격하락 압력을 가해 희토류 생산 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것은 물론 미국의 한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분리시설 건설 등 중국 외 희토류 가치사슬 건설에 부정의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바로 미국 화학업체 블루라인과 호주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Lynas)가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에 희토류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체결한 양해각서를 겨냥한 것이다.

닛케이는 블루라인의 새 희토류 공장은 미국이 중국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면 중국 정부의 쿼타 확대는 미국 기업의 진입을 차단해서 중국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닛케이는 시진핑 정권은 드론(무인기)와 미사일 등 첨단 무기에 쓰이는 희토류 개발을 위해 정부와 군, 민간 부문을 모두 동원하고 있고 전 세계 다양한 분야에서 드론과 미사일을 필요로 하는 미국도 희토류 접근은 공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