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풍선효과와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철저한 대응에 나섰고 필요할 경우 ‘추가 지정’도 시사했다.
분양가상한제의 적용을 받는 민간택지는 ▲강남구 8개동(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서초구 4개동(잠원·반포·방배·서초) ▲송파구 8개동(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강동구 2개동(길·둔촌) ▲영등포구 1개동(여의도) 동 ▲마포구 1개동(아현) ▲용산구 2개동(한남·보광) ▲성동구 1개동(성수동1가) 등 27개 동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 달 분양가상한제 6개월 유예를 결정하면서 내년 4월28일까지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하면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뒤 강남 재건축단지 등 상한제 영향권 안에 든 정비사업지 조합원들은 심각한 재산권 침해를 입게 됐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일반분양가가 낮아지면 조합원들이 내야 할 분담금은 오히려 올라가기 때문이다. 심지어 조합원 분양가보다 일반분양가가 훨씬 낮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포동 일대 한 재건축아파트 조합원은 “개인 소유의 낡은 아파트를 새 아파트로 바꾸겠다는데 정부가 간섭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비판하면서 “조합원들이 로또분양자보다 더 많은 부담을 내고 입주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상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강북 재개발·재건축단지 조합원들은 이번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이후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양가상한제 핀셋지정으로 ‘풍선효과’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 동단위 지정은 지정하지 않은 옆 동의 집값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장기적으로 재건축·재개발사업 추진 속도를 늦춰 공급 부족을 낳고 결국 다시 집값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분양가상한제 지정 지역은 정부가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이 높은 유망지역을 선정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지정지역으로 ‘청약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면서 “반대로 상한제 미지정 지역은 공급이 늘지만 청약자들의 외면을 받아 미분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우려 목소리에 정부는 지난 6일 결정한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지는 1차 발표일뿐 언제든지 추가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에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도 고분양가 관리회피 단지 또는 시장불안 우려가 있는 경우에 신속히 추가 지정해 시장안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10일 청와대 기자간담회에서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을 순발력 있게 추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정부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세부 주택정책을 마련해 왔고, 앞으로도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한 뒤 “과열 조짐을 보이는 일부 지역에 ‘핀셋 규제’ 원칙을 유지하고 강화할 것이다”며 정부의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