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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회장, 아시아나항공 타고 훨훨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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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회장, 아시아나항공 타고 훨훨 날까

‘주택-레저-면세점-호텔-항공업’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우뚝...아시아나항공 경쟁력 강화도 주력키로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주택-유통-면세점-항공'을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주택-유통-면세점-항공'을 아우르는 대기업으로 탈바꿈한다. 사진=뉴시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12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정몽규(57)현산 회장의 향후 사업 방향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하려면 인수 가격, 매각 방식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인수가 완료되면 현산의 현재 사업 구조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정 회장 “아시아나항공 1등 항공사로 만든다” 야심 내비쳐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을 명실상부한 '1등 항공사'로 키울 방침이다.

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이 최근 조양호 회장 타계 등으로 경영위기를 겪어 주춤한 가운데 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을 초일류 항공사로 육성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현산은 인수금액 2조5000억원 가운데 2조원이 넘는 금액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쓸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무구조 작업이 이뤄지면 현재 1조4000억 원 대인 자본금이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 부채 비율도 현재 660%에서 277%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부채비율 감소로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신용등급이 오르면 자금조달도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 항공기 도입과 신규 노선 확대 등 공격경영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산,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재계 20위로 껑충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재계 20위권 대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국내 대기업 자산 순위 기준으로 현재 재계 33위인 현산은 자산규모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10조5970억 원이다.

여기에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총 자산 11조543억 원을 흡수하면 자산규모가 21조651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이는 현재 기업집단 순위 18위인 대림(17조9910억원)과 19위 미래에셋(16조8900억원)보다 높아 현산이 재계 17위로 올라설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주택-면세점-유통-항공’ 아우르는 종합그룹으로 탈바꿈


재계에서는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주력 사업이 ‘주택-면세점-호텔-리조트’에서 항공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현산은 주택, 유통, 항공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그룹으로 탈바꿈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정부 규제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한 가운데 현산은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해왔다”라며 “회사의 외형 확장을 위해 기업 인수와 투자에 적극 나선 점도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항공업은 호텔, 면세점과 접점이 많은 사업 영역”이라며 “주택사업의 어려움을 만회할 수 있는 해법으로 ‘면세점-호텔-항공’을 연결시키는 사업 포트폴리오(구성)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승자의 저주’ 우려 해소가 최대 과제


재계 일각에서는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자칫 ‘승자의 저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를 낸다.

아시아나항공이 떠안고 있는 막대한 부채와 불안정한 잉여현금흐름(FCF) 등 악재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 인수합병(M&A)사례를 보면 부실덩어리 기업을 인수해 경영위기를 겪는 기업들도 자주 등장했다.

이에 대해 현산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외부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 아닌 현산 자체 자금을 동원하는 방식”이라며 ‘승자의 저주’ 가능성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또 “현산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1조6000억 원에 이르고 자금 관리 능력도 문제가 없다”며 강조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