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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없어 서러운 주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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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없어 서러운 주택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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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시피, 주택연금은 늘그막에 집을 담보로 잡히고 평생 연금을 받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7년에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랬으니 벌써 10년 넘은 제도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에게는 선뜻 가입하기가 어려운 제도였다. 손바닥만 한 집이라도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국민 정서 때문이다.

2015년 주택금융공사 조사에 따르면, 60∼84세 주택보유자 3000명 가운데 13.5%만 주택연금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자식에게 집을 상속하겠다는 응답자 중에서는 고작 7.5%만 주택연금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 바람에 가입 실적이 신통치 못했다.

그래서인지,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연금 명예홍보대사'를 모집하고, 연금을 조금 많이 주는 '우대형 주택연금'을 도입하는 등 주택연금 판매에 신경을 쓰고 있다. '내 집 연금 3종 세트'라는 제도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 가운데 거의 절반은 주택연금이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그 절반은 다름 아닌 ‘내 집’이 없는 국민이다.
주택연금은 집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제도인데, 집 없는 사람은 가입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 없는 절반의 국민에게 주택연금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더구나 저소득층이고, 젊을수록 ‘내 집 마련’은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6월에 내놓은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최종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에 생애 첫 집을 마련(구매·분양·상속 등)한 가구의 가구주 평균 연령이 43.3세로 집계되었다고 했다. 이는 2017년의 43세보다 0.3세, 2016년의 41.9세보다는 1.4세 높아진 것이다.

소득 하위 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의 경우는, 가구주의 연령이 평균 56.7세로 조사되었다. ‘환갑’ 때나 되어서야 간신히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셈이다.

그것도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았을 경우다. 그러나 밥도 먹지 않고 소득을 그대로 모을 재간은 누구도 없다. 만약에 그게 가능하더라도, ‘확장 재정’을 외치는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틸 수도 없다. 따라서 서민들에게 ‘내 집’은 꿈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부는 이렇게 먹지 못하고, 쓰지 못하며 마련한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들라며 가입연령을 만 60세에서 55세로 낮춰준다고 했다. 3억 원짜리 집을 보유하고 있는 55세의 국민이 가입할 경우, 월 46만 원의 주택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내 집’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에서 그나마 집 한 칸을 가지려면 물려받는 방법밖에 없다. 그런데 부모가 달랑 하나뿐인 집을 잡히고 연금을 받다가 물려주지 못하고 떠나면. 그 자식들은 평생 집 없이 허덕이게 될 것이다.

정부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의 상한 가격을 시가 9억 원에서 공시가격 9억 원으로 완화해주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비싼 집’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 주택연금에 가입할 필요성을 아무래도 덜 느낄 것이다. 그럭저럭 먹고살 재산이 있는데 굳이 주택연금에까지 가입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주택연금은 이른바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는 제도일 수도 있다. 서민들은 주택연금이 불편한 또 다른 이유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