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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정비 중 결함 발견 '월성 3호기' 내년 5월까지 가동 중단...한수원 1300억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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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정비 중 결함 발견 '월성 3호기' 내년 5월까지 가동 중단...한수원 1300억 손실 불가피

지난달 중순 '습분분리기'서 결함...3분기 65%로 급락한 원전 가동률 회복에 악재 작용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3호기 원전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 3호기 원전 모습.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예방정비 중 결함이 발견돼 가동이 중단됐던 월성 3호기 원전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내년 5월 이후에나 가동을 재개할 수 있게 돼 1300억 원의 손실 발생이 불가피하게 됐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계획예방정비 중 원전 주요 설비에서 중대 결함이 발견된 경북 경주 월성 3호기가 당초 예방정비 일정을 훨씬 넘겨 내년 5월 10일까지 가동을 전면 멈추고 결함 부품 전체를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예방정비 일정대로라면 지난달 말 정비가 완료되고 재가동에 들어갔어야 했다.

결함이 발견된 설비는 원전 증기발생기 내 '습분분리기'라는 설비로 원전에서 습분(수분)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터빈에 공급하는 증기는 터빈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증기의 수분 농도를 0.25%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필요한 장치가 습분분리기와 건조기다.

습분분리기 결함으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지만 발전기를 돌리는 핵심부품인 터빈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반드시 정비를 해야 한다.

결함은 월성 3호기 증기발생기 4대에 설치돼 있는 '1차 습분분리기' 264개 중 19개에서 발생했고, 이 때문에 원형 철판인 상부덮개에 '침부식 열화'가 발생했다.

한수원은 결함 원인분석 결과 결함이 발견된 19개를 포함한 1차 습분분리기 264개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결론짓고 현재 월성 3호기를 전면 가동 중단한 가운데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월성 3호기는 하루 약 7억 원 규모의 전기를 생산한다. 가동을 한 달만 멈춰도 21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따라서 당초 정비를 마치기로 예정된 지난달 25일보다 6개월 반이나 더 가동을 멈춰야 하기 때문에 손실은 당초 예상보다 1300억 원 더 발생하게 된다.

문제는 지난 3분기부터 예방정비에 들어간 원전이 많아 원전 가동률이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결함으로 가동 중단 기간이 길어져 4분기 원전 가동률 회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예방정비 원전 수는 지난 2분기 6기에 불과했으나 3분기에 13기나 돼 3분기 원전 가동률이 65.2%로 크게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탈원전' 선언 이전의 85% 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은 물론 한수원이 올해 목표치로 예상하고 있는 원전 가동률 75% 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원전 가동률의 저하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비싼 연료 사용이 늘어나면 이는 한국전력(한전)의 전력구매비용 증가와 경영악화 요인이 되며 결국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전이 국제 LNG 가격의 하락 덕분에 원전 가동률이 저하됐음에도 올해 3분기 전력구입비를 지난해 3분기에 비해 570억 원 줄일 수 있었지만 1년 중 최고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은 3년 연속 하락해 올해 최근 8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원자력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원료(우라늄) 비용이 원전 운영비의 5% 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LNG발전소는 원료(LNG) 비용이 95%를 차지한다"면서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고 LNG발전 비중이 커지는 것은 비용부담이 더 커지는 것은 물론 국내 에너지산업이 LNG 국제가격 등 대외요인에 더 취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