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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회장 ‘항공은 시작일뿐 모빌리티로 도약'...포니정의 못다한 꿈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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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회장 ‘항공은 시작일뿐 모빌리티로 도약'...포니정의 못다한 꿈 이룬다

2조5천억 통 큰 투자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 모빌리티 비전 천명
부동산개발‧유통‧호텔‧항공 등 시너지경영 광폭행보 종합그룹 위상 강화에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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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월 열린 '2019 경영전략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HDC그룹
잇따른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켜 기업 규모를 키워 온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 종합그룹으로 거듭나기 위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열린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심사 결과 금호산업 이사회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아시아나 인수가격으로 2조 4000억~2조 5000억 원(추정)을 제시해 경쟁사인 애경그룹의 금액보다 1조 원 이상 격차를 둔 압도적인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인수가격 등 세부 조건을 놓고 본협상에 돌입할 예정으로, 업계에서는 올해 안에 아시아나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경우, 주력사업인 건설업과 면세·레저사업에 이어 항공산업까지 영위하는 종합그룹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재계는 분석한다. 회사 측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강원 오크밸리리조트, 파크하얏트 호텔, HDC신라면세점 등과 연계한 관광산업 전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지주회사인 HDC그룹은 지난해 5월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했으며, 지난해 12월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마무리하고 다각도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HDC그룹은 지난 2005년 호텔HDC를 통해 호텔업에 진출한 뒤 이듬해인 2006년 영창악기를 인수해 HDC영창으로 변모시켰고, 2015년에는 호텔신라와 협업한 HDC신라면세점을 통해 면세점 시장에 가세했다. 이어 지난해 부동산114를 사들였고, 올들어 지난 8월 한솔그룹의 오크밸리를 계열로 편입시키고 HDC리조트로 탈바꿈시켰다. 부동산개발과 유통,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 중장기 투자를 의욕적으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몽규 회장이 HDC그룹을 종합그룹으로 도약시키는 과정에서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우선 정 회장은 지난 12일 본사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기자회견에서 HDC가 항공산업을 포함한 모빌리티 그룹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의 모빌리티 비전은 사실 선대 회장인 부친 고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의 꿈과 좌절된 현실이 투영돼 있다.

즉, 지난 1990년대 후반 범현대가의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의 그룹 승계권을 둘러싼 2세 형제들간 다툼 이른바 '왕자의 난'에서 현대자동차를 실질적 기초를 일궜던 당시 정세영 부회장이 자동차 사업을 정주영 회장 직계쪽으로 내어주는 아픔을 감내해야 했다.

정몽규 회장도 당시 부친의 자동차 열정에 영향을 받아 자동차 사업에 꿈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기에 형제의 난에 따른 범현대가의 사업 분할은 정 회장 개인에게도 어쩔 수 없는 상흔을 남기게 됐다.

따라서 이번 아시아나항공이 M&A(인수합병) 시장의 매물로 나왔을 때 정 회장이 상대보다 우월한 인수가격을 주저하지 않은 '통 큰' 결정의 배경에는 자동차 사업에 대한 미련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의 전언이다.

정 회장이 '형제의 난'으로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넘겨준 뒤 건설을 중심으로 재건을 다지면서 한편으로는 새로운 '모빌리티의 꿈'을 실현할 기회를 모색해 오다 이번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정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이 HDC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부합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뒤 “그룹 차원에서도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 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해 항공을 뛰어넘는 미래 모빌리티 사업으로 날갯짓을 펼칠 것임을 천명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