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로선 한일 양국의 입장 변화가 없어 지소미아가 예정대로 오는 23일 0시에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갈등 상황에 대해 "해군의 비유로 오랫동안 뱃머리가 내려가고 있었지만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의 이 같은 발언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던 한일관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복잡하게 얽힌 한일 갈등 사안의 해법이 마련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하다.
지소미아 종료 상황에 반전이 생기려면 일본의 태도 변화가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을 만나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처를 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기존의 정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 도쿄에서 지난 15일 열린 한일 외교국장급 협의에서도 한국 측이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했지만, 일본 입장은 확고부동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소미아의 운명은 결국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변수다.
미국은 한국을 향해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것은 물론 일본에 대해서도 겉으론 크게 드러나진 않지만 '지소미아 유지를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서 달라'고 촉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간담회에서 "미국이 중재하지 않겠지만 계속 관여하고 창의적 해법을 찾길 촉구하겠다고 분명히 했다"며 "중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관여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해 모종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3국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동맹국간 정보 공유 중요성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우리 모두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