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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기업 협업용 메신저 '슬랙'이 이메일 대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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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기업 협업용 메신저 '슬랙'이 이메일 대체할까

일일 활성 사용자 1200만명…150개국 50만개 기업 사용

기업 협업용 메신저의 대표주자 슬랙.이미지 확대보기
기업 협업용 메신저의 대표주자 슬랙.
1990년대 말 개인용 이메일이 등장한 후 2000년대 초반부터 보안 기능 등을 강화한 업무용 이메일 시장이 급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 개인 메신저가 각광받은 후 최근 몇 년 전부터 업무용 협업 메신저가 떠오르고 있다. 기업 협업용 메신저의 대표주자는 미국의 슬랙(Slack)이다.

슬랙은 슬랙테크놀로지스가 2013년 8월 출시한 제품이다. 슬랙은 스튜어트 버터필드 대표가 2009년 '타이니 스펙'이라는게임 개발업체를 만들면서 당시 컴퓨터 게임 개발 중 팀 소통과 다양한 프로젝트, 서비스 기능을 공유하기 위해 개발한 사내 서비스였다.
하지만 게임보다 슬랙이 더 유명세를 얻으며 2013년 별도 서비스로 출시, 미국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세계로 퍼져나갔다. 지난 6월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8월 말 기준 시총 약 18조 원짜리 기업으로 성장했다.

슬랙은 올해 1월 기준 150개국 50만개 기업에서 사용 중이다. 하루 이용자는 1200만명에 달한다. 포춘 100대 기업 가운데 65개 기업을 포함, 10만개 기업이 슬랙 유료버전을 사용한다. 매출 절반은 영국, 일본, 프랑스, 인도 등 미국 외 기업에서 발생한다. 슬랙은 글로벌 사용자에 대응하기 위해 영국, 일본, 캐나다 등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다.

슬랙의 가장 큰 강점은 이메일과 메신저의 장점을 결합해 일하면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손정의 소프뱅크 회장은 2년 전 슬랙에 2억5000만 달러를 베팅했다.

이 같은 강점은 팀 프로젝트에 최적화돼 있다. 이메일 주소만으로 간단하게 팀을 생성하고 구성원을 초대해 팀 단위 프로젝트 관리를 일사천리로 지원한다. 팀원간 실시간 메신저, 업무자료 공유 등 협업 주요 기술을 제공한다. 팀프로젝트가 중요한 정보기술(IT) 개발자들 사이에서 애용되고 있다.

최근 슬랙은 기업 내부 직원 간 소통에서 고객사, 협업사 등 다른 기업과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쉐어드 채널' 기능을 선보여 협업 단위를 외부까지 확대했다.

버터필드 슬랙 대표는 "슬랙의 성공은 업무용 이메일이 5~7년 내 사라질 것이란 증거"라고 장담하고 있다.
슬랙은 대기업 시장 진출을 강화하면서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해 경쟁사의 도전을 물리치고 디지털 인력의 변화하는 요구를 충족하도록 소프트웨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슬랙은 과거엔 스타트업과 사내 엔지니어 팀 등 소규모 단위에서 많이 쓰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슬랙은 더 큰 규모의 전사적인 도입에 초점을 맞추면서 엔터프라이즈 그리드(Enterprise Grid)를 만들었다.

엔터프라이즈 그리드는 2017년 슬랙이 거대 고객사를 위해 처음 시작했다. 기업이 대규모로 도입할 수 있도록 추가 기능을 지원한다. 현재 캐피탈 원, IBM, 타깃 등 150개 기업이 엔터프라이즈 그리드를 사용한다. 이후 슬랙은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기능을 지속해서 강화해 왔다.

버터필드 대표는 최근 일본 매체 동양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으로 하나의 조직에서 하나의 '작업 공간'을 만들지만 대기업의 경우 여러 작업공간이 필요하게 된다"며 "엔터프라이즈 그리드는 이런 작업 공간들을 만들고 작업공간들 사이를 공유 채널로 연결해 실제 조직과 유사한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환용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khy031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