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는 인수경쟁에서 이겼으나 과도한 비용에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989억 원, 부채비율은 659.5%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손실도 1169억 원에 이른다. 단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가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하락하나 인수 이후 추가로 우발채무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후항공기 교체 등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총 84대의 항공기의 평균연령(기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년을 넘는다. 화물기만 운영하는 에어인천을 빼면 8개 국적 항공사 중 기령이 가장 높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추가비용이 없다고 가정하기 어렵다”며 “남은 차입금의 상환, 노후 항공기의 교체, 노선변경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뒤집을 반박보고서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매수를 유지하고, 목표가도 3만7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인수 이후 유상증자가 뒤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56%(기존 746%)로 떨어진다. 순차입비율은 100% 초반대(기존 47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후 고금리 시장성 차입금 조기상환과 리파이낸싱, 리스(사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부채 정비, 신용등급 개선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 등 선순환이 기대된다. 리파이낸싱은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를 뜻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정리와 확대, 서비스 개선 등으로 확대돼 시장우려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의 경영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오너십으로 경영정상화에 성공한다면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할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범현대가’와의 시너지 효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현대백화점 그룹은 면세점과 기내식, 현대해상은 보험, KCC 한라그룹 현대종합상사는 물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현대아산은 대북사업 등 협업도 기대된다. 넓게 보면 현대차와 플라잉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의 협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라연구원은 "HDC그룹은 호텔, 레저, 면세점 등 주요 사업의 한 축인 유통 및 레저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항공 마일리지를 호텔, 리조트, 면세점뿐만 아니라 임대주택, 상가, 아파트 등과 연계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HDC아이콘트롤스와 아시아나IDT의 결합을 통해 항공 IT(정보통신)시너지 극대화, 지주사 HDC의 대규모 로열티 수익 등 그룹사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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