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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증권가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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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승자의 저주…증권가 ‘갑론을박’

키움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승자의 저주 걱정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자료=키움증권
키움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승자의 저주 걱정에 대해 반박하고 있다. 자료=키움증권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과 관련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해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규모에 노후항공기 교체 등 추가투자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18일 증권업계에서는 재무구조개선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가능성을 제기하며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인수경쟁에서 이겼으나 과도한 비용에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것을 뜻한다.
승자의 저주를 걱정하는 측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뿐아니라 신규투자 부담까지 해야 하는 것을 근거로 꼽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989억 원, 부채비율은 659.5%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손실도 1169억 원에 이른다. 단 HDC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신주인수가 완료되면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하락하나 인수 이후 추가로 우발채무가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후항공기 교체 등 추가비용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시아나가 보유한 항공기 총 84대의 항공기의 평균연령(기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년을 넘는다. 화물기만 운영하는 에어인천을 빼면 8개 국적 항공사 중 기령이 가장 높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정상화 과정을 거치며 추가비용이 없다고 가정하기 어렵다”며 “남은 차입금의 상환, 노후 항공기의 교체, 노선변경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예상을 벗어나는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이를 뒤집을 반박보고서도 나왔다.

키움증권은 18일 보고서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매수를 유지하고, 목표가도 3만7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재무구조개선에 따른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등을 근거로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수 이후 유상증자가 뒤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56%(기존 746%)로 떨어진다. 순차입비율은 100% 초반대(기존 471%)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후 고금리 시장성 차입금 조기상환과 리파이낸싱, 리스(사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것)부채 정비, 신용등급 개선에 따른 조달금리 하락 등 선순환이 기대된다. 리파이낸싱은 조달한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를 뜻한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노선정리와 확대, 서비스 개선 등으로 확대돼 시장우려에서 벗어나 경영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의 경영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오너십으로 경영정상화에 성공한다면 1위 사업자로 발돋움할 좋은 기회다”고 말했다.

‘범현대가’와의 시너지 효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 꼽았다. 현대오일뱅크는 항공유, 현대백화점 그룹은 면세점과 기내식, 현대해상은 보험, KCC 한라그룹 현대종합상사는 물류, 현대카드는 마일리지, 현대아산은 대북사업 등 협업도 기대된다. 넓게 보면 현대차와 플라잉카, 자율주행 등 모빌리티의 협업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라연구원은 "HDC그룹은 호텔, 레저, 면세점 등 주요 사업의 한 축인 유통 및 레저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항공 마일리지를 호텔, 리조트, 면세점뿐만 아니라 임대주택, 상가, 아파트 등과 연계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며 “HDC아이콘트롤스와 아시아나IDT의 결합을 통해 항공 IT(정보통신)시너지 극대화, 지주사 HDC의 대규모 로열티 수익 등 그룹사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