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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일제가 공급한 ‘생색’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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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일제가 공급한 ‘생색’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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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지동과 강일동 버스공영차고지에 공공주택과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공원이 어우러진 ‘컴팩트 시티’를 건설한다는 소식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1805가구를 짓는다는 것이다. 장지동 840가구, 강일동 965가구라는 보도다.

이 가운데 70%는 20㎡ 크기의 1인 가구 주택, 30%는 39㎡ 크기의 신혼부부용 2인 가구 주택이라고 했다. 20㎡는 정부가 쓰지 말라고 하는 ‘평’으로 따지면 6평이다. 39㎡는 11.8평, 반올림해서 12평이다.

하지만, 그 주택이 ‘행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6평짜리 1인 가구 주택의 경우,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책상∙식탁, 수납장 등 필수 생활가구가 ‘빌트인’ 방식으로 설치된다는데, 그러고 나면 넉넉하기 어려울 면적만 남을 것 같기 때문이다. 혼자서는 그럭저럭 지낸다고 해도 손님이라도 오면 앉을 자리도 빡빡해질 것이다.

신혼부부용 2인 가구 주택의 경우도 다를 것 없다. 자녀가 생긴다면 1인당 공간은 오그라들 수밖에 없을 면적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가 부족하다고 걱정이다. 그래서 ‘저출산 대책’도 세우고 있다.

반면 국토 면적은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지적(地籍) 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토 면적은 10만378㎢로 1년 사이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5배에 이르는 14㎢가 넓어졌다고 했다.
게다가 국민소득은 늘어나고 있다. 1인당 ‘3만 달러 시대’다.

인구가 제자리걸음이고 소득은 증가하면서 국토 면적이 확대된다면, 국민은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바라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6∼12평이다. 시쳇말로 ‘손바닥’ 넓이다. 인구의 92%가 국토의 17%에 불과한 도시에 몰려서 살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과거에 비슷한 면적의 주택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제국주의 일본은 ‘주택 2만 호 건설계획’을 세워 '영단주택'이라는 것을 공급했었다. 일본식 ‘개량주택’에 온돌을 깐 주택이었다.

당시로서는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었다. 영단주택은 그렇지만 조선 사람에게도 집을 공급하고 있다는 ‘생색내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면적이 그랬다. 5가지 평형이 있었는데, ▲갑 20평형 ▲을 15평형 ▲병 10평형 ▲정 8평형 ▲무 6평형이었다.

이 가운데 그나마 평수가 넓은 ‘갑’과 ‘을’ 평형은 일본 사람들 몫이었다. 조선 사람들은 ‘병’, ‘정’, ‘무’ 평형에서 살아야 했다. 10평짜리 ‘병’ 평형까지는 그래도 모양을 갖춘 욕실이 있었지만 ‘정’과 ‘무’ 평형에는 그것마저 없었다고 했다.

지금보다 가족 숫자도 많았을 때였다. 조선 사람들은 그런 집에서 아마도 ‘칼잠’을 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