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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퇴직연금대전 참전…증권사 선점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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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퇴직연금대전 참전…증권사 선점경쟁 ‘후끈’

수수료개편, 상품라인업 확대
당국 제도개편에 시장선점 눈독

증권사의 퇴직연금선점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국내 퇴직연금 제도유형별 적립금 추이
증권사의 퇴직연금선점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국내 퇴직연금 제도유형별 적립금 추이
KB증권이 수수료 부담완화를 내세워 퇴직연금시장확대에 나서며 증권사의 선점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당국이 ‘단계별 퇴직연금 의무화’ 도입방안을 발표하며 퇴직연금시장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누가 승자가 될지도 관심사다.

◇KB증권 IRP 운용관리수수료 면제, DB수수료율 손질


KB증권이 퇴직연금시장 공략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개인과 법인대상으로 퇴직연금수수료 개편에 나섰다.

개인의 경우 개인형퇴직연금(IRP)이 대상이다.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형퇴직연금제도)는 취업자가 자율로 가입하거나 이직시 받은 퇴직급여 일시금을 적립해 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뜻한다.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운용수익에 대해 과세이연(세금납부연기) 혜택이 부과된다.

내용도 파격이다. IRP로 연금을 수령하는 가입자에 대해 운용관리수수료를 면제한다. 수수료면제 혜택은 증권업계 최초로 가입자의 실질혜택을 높힌 셈이다.

개인고객뿐만 아니다. 기업고객의 퇴직연금 수수료의 부담도 낮췄다. 적립금 50억 원 아래 중소규모기업체의 DB(확정급여형)수수료율은 연 0.05%에서 연 0.42%로 0.08%포인트 내렸다.

이번 퇴직연금수수료 개편으로 업계 최저수준의 수수료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게 KB증권의 설명이다.

KB증권 관계자는 “타사의 경우 운용관리수수료의 혜택을 받으려면 10년 불입 등 가입조건이 까다롭다”며 “연금본연의 기능인 노후생활보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IRP가입자의 운용관리수수료를 면제했으며 DB수수료율도 업계 최저수준대로 낮춰 가입자의 부담을 덜었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수수료의 개편은 KB증권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6월 퇴직연금 수수료를 인하했다. 변경내용을 보면 DB(Defined Benefits:확정급여형)의 기본수수료율 인하와 DC(Defined Contribution:확정기여형)의 장기할인율의 상향이 핵심이다.

DB는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퇴직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제도다.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금융회사에 적립해 책임지고 운용하며, 근로자는 사전에 정해진 수준의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DC는 회사가 납입할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된 퇴직연금제도다.

DB의 기본수수료는 금액구간을 세분화하고 새로운 수수료율을 신설했다. 기존 수수료율 대비 인하폭은 금액구간에 따라 최대 30%에 이른다. 가입기간에 따른 기본수수료 할인율도 2~4년차 10%, 5~10년차 12%, 11년차 이상 15%로 확대했다.

현대차증권은 이달 1일부터 퇴직연금 수수료를 내렸다. 기본수수료율 0.1% 인하뿐아니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인정한 사회기업에 대해서도 수수료 50%를 깎아준다.

◇당국 퇴직연금제도 개편, 수익률향상 등 초점…증권사 수혜 기대


서비스 강화로 퇴직연금시장 공략에 나선 곳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시중 은행예금보다 높은 고금리 정기예금의 라인업을 확보하고, 450여개의 각종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까지 마련해 가입자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내달부터 '최고금리 매칭시스템'을 도입한다. 해당 시스템은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최고금리상품을 매수하는 일종의 자동매수매매방식을 뜻한다.

대형증권사는 물론 중소형사까지 퇴직연금시장 공략에 나서는 건 당국의 퇴직연금제도 개편과 관련있다.

금융위원회 등 범부처 인구정책 테스크포스(TF)는 13일 퇴직·개인연금 노후소득보장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일정규모 이상 기업부터 퇴직연금의 단계별 의무화와 수익률향샹을 위한 퇴직연금 운용방식의 다양화다.

이 같은 제도개선이 본격화될 경우 지난 상반기 200조 원을 넘은 퇴직연금 시장규모는 훨씬 더 커질 수 있다.

정부의 구상대로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퇴직운용방식 개선방안이 수익률향상 쪽에 초점을 맞춰며 다양한 상품라인업을 갖춘 증권사가 수혜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 연금상품운용부 관계자는 “은행 대비 증권사의 최고의 경쟁력은 투자상품이 다양하고 수수료도 저렴하다는 것”이라며 “저금리가 장기화되며 예금같은 원리금보장형 상품의 경쟁력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국내뿐아니라 해외 쪽으로 포트폴리오구축이 가능한 증권사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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