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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세계 테러리스트 부자순위 1위 ‘헤즈볼라’ 막대한 자금줄 추적해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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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세계 테러리스트 부자순위 1위 ‘헤즈볼라’ 막대한 자금줄 추적해 봤더니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헤즈볼라' 병사들의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2만 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헤즈볼라' 병사들의 모습.


'포브스 이스라엘'은 지난해 이스라엘 국내의 테러조직을 취재해 ‘자금의 크기’로 평가하는 역사적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 중 제1위 조직의 자금줄에는 “어떤 나라와 비즈니스가 크게 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나라가 2015년 각국과 체결한 ‘핵무기개발 중단을 위한 역사적 최종합의가 의외의 ’지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직의 자금은 교묘하게 숨겨져 부동산사업이나 중고차 딜러의 자본으로서 전 세계에 숨겨져 있다고 한다.
■ ‘헤즈볼라’ 최대수익원 중 하나인 마약

‘헤즈볼라’는 어떤 조직-주된 활동 목적: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투쟁, 레바논에서의 시아파 이슬람국가 수립. 이란의 ‘시아파 초승달 지대’ 프로그램 실시/ 활동지역: 주로 레바논 및 시리아. 이라크 및 예멘에서도 활동/ 강점: 전 세계 수만 명의 지지자와 멤버. 현역전투원 3만 명, 예비병력 약 2만 명/주요 자금원: 이란으로부터의 자금지원, 마약제조 및 거래

이번에 밝혀진 ‘테러리스트 부자순위’의 제1위로 꼽힌 것은 1982년에 결성된 급진 시아파 이슬람주의 정치조직 ‘헤즈볼라’다. 그 사업 포트폴리오 상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이 세계적인 마약산업으로부터의 자금 유입이다.

헤즈볼라는 남미에서 아프리카, 유럽, 극동, 호주, 중동 등을 망라해 국제적인 조직범죄에 관여하고 있다. 그 다양한 활동은 지속적인 돈세탁, 위조지폐 만들기, 무기거래, 밀수, 그리고 무엇보다 마약관련사업이다. 주로 헤로인과 코카인의 제조와 거래를 하는 활발한 ‘헤즈볼라 하부조직’이 존재하는 것이다.

헤즈볼라의 지도자들은 물론 전면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직원들은 과격 이슬람조직, 특히 이 ‘헤즈볼라’와 ‘3국 국경지대(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에서 활동하는 마약조직의 관계를 결정짓는 증거를 이미 갖추고 있다. 헤즈볼라는 1980년대 초반부터 이미 남미의 마약산업에 관여하고 있지만 ‘대약진’을 이룬 것은 최근 10여년이다.

■ 남미·북아프리카 조직과도 긴밀한 관계
세계에 산재한 방대한 시아파 레바논 인들과 남미에서 독점적 권익을 가진 마약조직, 게다가 북아프리카 테러조직이나 범죄조직들은 서로 매우 긴밀한 연계를 맺고 있다. 그로 인해 국제적인 마약 망이 구축되어 매년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고 있지만, 그 이익을 탐내는 조직 중 하나야 말로 ‘헤즈볼라’다.

헤즈볼라는 국제적 마약산업계에 오랜 세월에 걸쳐 깊이 침투해 정착하면서 시장에서 고유한 존재가 되어 갔다. 그 결과 당초에는 아주 적은 수입에 불과했던 ‘마약’이 지금은 자금원 중에서 매우 높은 비율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헤즈볼라의 국제 마약거래가 낳는 총소득은 연간 몇 억 달러에 달한다.

헤즈볼라와 이란의 관계에 대해서는 후술하겠지만, 이란정부에 대한 경제제재로 인해 헤즈볼라의 자금줄을 고갈시키려 해도 헤즈볼라의 지도자들이 다른 자금줄을 만들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전문가들이 추측한 것은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그리고 그 ‘다른 자금줄’이란 주로 이미 헤즈볼라의 총소득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마약거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이란과 ‘헤즈볼라’는 끊을 수 없는 관계

그리고 헤즈볼라의 ‘대약진’에는 어떤 역사적 협의가 크게 관련되어 있다. 지난 2015년 6월 14일 유럽과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중단하기 위한 역사적인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주요 내용은 “핵개발 제한의 대가로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푼다”는 것이었다. 합의 후 이란의 외교장관을 맡고 있는 자리프는 결혼식 신랑 같은 미소로 요인들과 환담하고 있었으며 그 얼굴은 성취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1,500㎞ 떨어진 곳에서는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어려운 경제제재가 해제될 경우 이란의 국고에 흘러들어갈 1,000억 달러 중 자신들의 몫이 얼마나 되는지를 계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나스랄라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합의 체결부터 6개월 후 수백억 달러로 추정되는 이란 정부 자산동결이 해제되고 은행은 국제결제제도에 다시 접속된 것이다. 이란의 수입의 약 80%를 차지하는 원유수출은 급속히 늘어나면서 수십 척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에 돌아왔다. 1년도 지나지 않아 마치 경제제재 등이 없었던 것처럼 수출량은 과거의 규모로 회복됐다.

■ 이란 핵합의 최대수혜자는 '헤즈볼라'

이란정부와 이란국민 이외에 이 핵 합의에서 가장 이득을 본 것이 누군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로부터 몇 년 안에 테헤란으로부터의 정부지출에 맞추어 헤즈볼라의 예산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과거도 이란으로부터 연간 2억 달러 정도의 돈을 챙긴 헤즈볼라는 지금은 연간 8억 달러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안보조직은 추정하고 있다.

합의체결에 의해 이란에 대한 억압, 그리고 중동에 있어서의 이란의 동맹국이나 수익자들에 대한 억압이 제거된 결과 헤즈볼라는 활동범위를 최대로 넓혔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우려에서도 해방되는 결과가 됐다. 이것도 2015년 이란의 핵무기개발을 막기 위한 합의체결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었던 이유의 하나이다.

포브스 이스라엘의 취재에 응한 에이모스 길라드 소장(예비역)은 “이란에 의한 헤즈볼라 지원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수만 기의 미사일이나 로켓시스템이나 군사·첩보기를 포함한 군사적 지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의한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지원의 금전적 가치는 방대하며, 수십억달러어치의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비롯한 테러조직에 쏟아 붓는 금액의 크기에서는 동국이 중동에 있어서의 기반강화라는 전략적 계획을 얼마나 중시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 막대한 자금축적에 부수되는 희생

헤즈볼라는 더 이상 ‘시골민병집단’이 아니라 테헤란에서 시작되어 이라크와 시리아를 지나 예멘까지 길게 뻗는 문어와 같은 팔의 중요한 몸통이다. 길라드 소장은 “헤즈볼라는 이란의 조직과 전략의 중심적 존재”라고 단언한다.

이러한 큰돈에 부수되는 희생을 치른 것은 결국 사람이었다. 2013년 이후 헤즈볼라 지도자들은 그 인원의 3분의 1정도에 상당하는 약 9,000명을 시리아에 주둔시키고 있다. 이란의 종교적 ‘동지’인 아사드 정권 측에서 싸우게 하기 위한 것이다. 워싱턴의 중동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시리아에서 전투에서 사망한 헤즈볼라의 전투원은 약 1,600명. 부상자는 5,000명을 헤아린다. 이는 시아파 테러조직이 지불하기에 상당히 비싼 대가였다.

사실 ‘이란’과 ‘마약’이라는 2대 키워드뿐만 아니라 헤즈볼라의 자금모금은 실로 교묘하기 그지없다. 멀지 않은 과거에 긴급한 유동성문제로 수십만 달러로 꾸려가야 했던 시대도 있었기 때문에 헤즈볼라는 자금원을 분산시키는 방법을 체득한 것이다. 그 결과 조직이 모은 자금이나 지원은 자선사업으로 위장되거나 민간기업인이 운영하는 부동산거래업이나 중고차 딜러상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숨겨져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