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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4기 진단 유상철 인천 감독, 홈 경기 지휘… 관중석엔 쾌유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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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4기 진단 유상철 인천 감독, 홈 경기 지휘… 관중석엔 쾌유 메시지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의 경기. 인천 팬들이 췌장암 판정을 받은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의 경기. 인천 팬들이 췌장암 판정을 받은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췌장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처음으로 홈 경기를 지휘했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엔 프로축구 K리그1 37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유상철 감독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홈 관중석을 찾은 인천 팬들은 물론 상대 팀인 상주 상무 원정 팬들도 유 감독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관중석 곳곳엔 '유상철 감독님의 쾌유를 간절히 빕니다' '유상철은 강하다' 등 유 감독을 응원하는 문구가 붙었고, 유 감독에 힘을 불어넣는 함성을 보내는 시간도 마련됐다.

응원하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상 경기 시작 1시간 전쯤 진행되는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유상철 감독은 "팬들도 긴가민가 말씀을 많이 하시고, 정확하지 않은 말들이 오르내리는 게 저나 가족들에게도 힘든 일이었다. 언젠가는 알려질 일 일테니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투병 사실을 밝힌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격려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걱정을 많이 해주셔서 감동도 받고 힘이 됐다"면서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다잡을 수 있었던 건 그런 메시지들 덕분이다. 정리가 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말을 이어가는 내내 유 감독은 담담했다. 경기에 있어서만큼은 "연민을 받고 싶지 않다"라고도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는 단호하게 얘기했다. 감독이 아프다고 해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1도' 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운동장에선 그런 것을 지우고 경기에만 집중하라고, 경기는 경기일 뿐이니 선수로서 좋은 경기 해서 좋은 결과 가져오자고만 했다"고 전했다.
유 감독은 "2019년 마지막 홈 경기에 팬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이럴 때 좋은 경기로 결과를 내서 우리 팀을 각인시키고 다음 시즌의 기대감을 안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상대인 상주의 김태완 감독도 "스포츠에선 상대를 '리스펙트'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상황이라고 해서 질 수는 없다"면서 "상대를 존중하며 베스트로 나서서 이기기 위해 노력하는 게 도리"라며 최선의 승부를 약속했다.

경기 직전 양 팀 선수단이 입장한 뒤에는 전날 다른 구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모든 구성원이 30초간 유 감독의 쾌유를 기원하는 박수를 보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