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대표 이건용)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우크라이나 고속열차 수주사업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우크라이나 고속열차 사업이 우크라이나 철도차량 제조업체 크류키브(Kryukiv) 품에 안기게 됐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은 또 우크라이나 철도청 우크르잘리즈니짜(Ukrzaliznytsia)가 철도 선진화 작업의 하나로 오랫동안 추진해온 고속열차 10량 발주 사업에 현대로템 등이 주력해왔지만 결국 우크라이나 업체가 사업을 따냈다고 덧붙였다.
이 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철도청 고속열차 발주에 현대로템이 수주 업체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대로템으로서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국 내에서 일자리와 세수 확보를 위해 외국업체가 아닌 국내 제조업체와 계약을 맺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보도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0년 우크라이나 철도청과 90량 준 고속 전동차 공급을 계약을 맺은 후 2012년에 전동차를 제공했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철도청 발주에 따른 사업 추진은 있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현대로템이 직접적인 피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는 유럽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광활한 영토와 인구 4400만 명에 달하는 큰 내수 시장을 갖추고 있다”며 “또한 세계적인 곡물 수출국이며 우주선과 항공기 등을 자체 기술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우크라이나에서 최근 418개 개발 사업을 펼치며 131억 유로(약 16조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을 펼쳐온 점도 눈 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EBRD는 지난 1990년 옛 소련 붕괴 이후 동유럽 국가들과 옛 소련 국가들이 시장경제체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1991년 설립된 국제 지역개발 금융기구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