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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은행, DLF대책 놓고 대립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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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은행, DLF대책 놓고 대립 심화

은행, 고난도 사모펀드에 신탁까지 규제는 과도...완화 필요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가운데)과 주요 은행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가운데)과 주요 은행장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위원회와 은행업계가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투자자보호대책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은행은 영업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태의 책임을 가진 은행들이 오히려 협박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금융위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DLF 대책을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DLF 대책에 따르면 은행은 고난도 사모펀드는 물론 신탁 상품도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 신탁은 공모펀드 수준으로 규제를 받지만 이번 대책으로 고난도 사모펀드 수준으로 규제가 강화된다. 은행의 신탁상품 규모는 43조 원으로 DLF의 약 10배다. DLF 때문에 10배나 규모가 큰 신탁상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은행들은 신탁상품까지 은행에서 판매하지 못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며 이를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이같은 은행들의 의견에 대해 불편한 심기도 내비쳤다. 지난달 20일 은행 실무진들과 만나 대책에 대해 잘 설명하고 규제에 대한 오해를 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6일 동산금융 혁신사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경입장을 보였다.

은 위원장은 “은행들이 잘못해서 생긴 일인데 갑자기 은행들이 피해가 된 것처럼 한다”며 “은행들이 신탁 상품 다 죽는다고 하는데 협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은행들과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이후 3일 뒤 29일 은 위원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 은행장, 김도진 중소기업은행 은행장 등 주요 은행장과 만남이 이뤄졌다.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은 위원장 강연에 은행장들이 참석한 것이다. 은행업계는 이날 은 위원장과 은행장들이 DLF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와 관련된 얘기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와 은행들의 냉랭한 기운이 이어진 것이다.

현재까지 금융위가 발표한 DLF대책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다만 은행들의 요구가 일정 부분 반영될 여지도 남아있다. 이달 중으로 은 위원장이 은행장들과 만나 금융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은 위원장과 은행장들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5일 금융감독원의 DLF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분조위 결과 은행들의 책임이 높게 나타난다면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