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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빈그룹과 마산의 충격 '빅딜', 서로 다른 시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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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빈그룹과 마산의 충격 '빅딜', 서로 다른 시선 왜(?)

소매유통 압도적 강자 탄생이냐, 빈그룹의 어려운 속사정이냐 의견 분분

이날(3일)오전부터 베트남 현지언론에는 빈그룹과 마산그룹의 빅딜기사가 하루종일 도배됐다.이미지 확대보기
이날(3일)오전부터 베트남 현지언론에는 빈그룹과 마산그룹의 빅딜기사가 하루종일 도배됐다.
다소 충격적인 '빅딜(Big deal)'이 이뤄졌다. 베트남 기업 '빅3'로 불리는 빈그룹(Vingroup)의 소매유통부문과 마산그룹(Masangroup)이 합병해 소비재 유통기업으로 재 탄생했다. 합병금액은 약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에 이른다. 두 거대 기업 모두 한국의 SK그룹을 비롯한 많은 한국기업과 자본들이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거대 소매유통 시스템 '탄생'…온 종일 '시끌벅적'
3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들은 이날 오전부터 빈그룹과 마산그룹의 합병기사로 도배됐다. 그만큼 현지 언론을 비롯해 유통가 주식시장에는 충격파가 상당했다.

핵심은 빈그룹의 유통부문인 빈커머스(Vincommerce) 산하의 대형 슈퍼 체인 빈마트(Vinmart)와 편의점 체인 빈마트플러스(Vinmart+), 그리고 이들 소매체인에 유기농 제품을 비롯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빈에코(Vineco) 시스템이 마산그룹으로 합병되는 것이다. 마산그룹에 합병되는 빈그룹의 소매유통 부문은 베트남 전역에 약 2600개 이상의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14개의 첨단 빈에코 농장시스템을 가진, 연 성장률 10%가 넘는 알짜산업이다.

이같은 정보는 이날 오전 빈그룹 경영진이 관계기관에 보낸 공문내용이 유출되면서 언론에 알려졌다.

식음료 부문의 1위기업인 마산그룹이 빈그룹의 전국 최대 소매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명실상부한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마산과 빈그룹은 서로 주식을 교환한 뒤 운영은 마산이, 빈그룹은 지분을 보유한 주주형태로 남는다.

이번 '빅딜'은 빈커머스와 빈에코 시스템을 식음료 유통산업 전문기업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빈그룹은 하이테크 분야에 집중하기 위해 결정됐다. 실제 유통부문 중 전자제품과 온라인 시장을 담당하는 빈프로(Vinpro)와 어더이조이(adayori) 등은 빈그룹이 유지했다.

마산그룹 쯩 콩 탄(Truong Cong Thang) 회장은 "빈그룹은 베트남에서 청정농업 및 소매 시스템을 구축하는 임무를 완료했으며 이제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마산의 핵심역량이 더해져 국가차원의 소매시스템을 완성하고 세계로 도약할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인수 후에도 마산그룹은 빈커머스의 관리시스템과 공급정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모든 빈커머스 고객은 빈그룹의 특권과 고객혜택(VinID)을 유지할 수 있으며 빈마트와 빈마트플러스 직원들도 빈그룹의 고용혜택과 마산의 추가적인 직원 지원책을 받게된다.
빈그룹의 사업구조.이미지 확대보기
빈그룹의 사업구조.

◇ 선제적 구조조정 긍적평가…돈이 안돈다 우려도


그러나 이번 빅딜을 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현재 빈그룹은 부동산에서 번 돈을 기반으로 유통시장과 병원, 학교, 온라인 마켓 등 각종 서비스 분야를 장악했다. 그러다 2년 전 돌연 하이테크 기업으로 전환을 선포하며 자동차(빈패스트)와 전자(빈스마트)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과 노하우가 필요한 하이테크 제조산업에 경험없이 진입했다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시장이 뒷받침 되지 않은 상황에서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사업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S&P가 기업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고 피치는 평가를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같은 시선을 인식한듯 지난주 빈그룹은 자동차 자회사인 빈패스트의 지불보증에 나서며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빅딜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다. 선제적인 구조조정으로 볼 수도 있고, 식음료 선두인 마산이 전문경영을 맡아 시너지를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업의 알짜 자금줄 중 하나인 소매유통을 내어 줄 만큼 빈그룹 내부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평도 나온다.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마산과 빈그룹의 경우 SK그룹이 각각 1조원을 투자했으며 진주햄이 마산그룹의 계열사인 뉴트리푸드 신주 25%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국의 펀드 상당수가 두 그룹 주식에 투자한 상태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