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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저유황유’ 경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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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저유황유’ 경쟁 나선다

선박 연료유 고유황유 규제 강화 ‘IMO 2020’ 내년부터 시행
침체기 겪는 정유업계 기대감 ‘솔솔’…시장 선점 위한 경쟁 ‘후끈’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SK에너지 등 설비 증대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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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배출 규제인 ‘IMO 2020’이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황 함유를 줄인 저유황유 공급을 위한 국내 정유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IMO 2020에 따라 전 세계 선박들은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낮춰야 하며 벙커C유 등 고유황유 제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황 배출 기준이 강화되면서 선사들은 유황 제거를 위한 별도의 스크러버 설치 또는 LNG 추진장치 설치, 저유황유로 교체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스크러버와 LNG추진 장치 설치는 막대한 비용이 추가 될 뿐만 아니라 선박 운용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저유황유 도입은 추가 설비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어 용이하다.

이처럼 저유황유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정유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대형 선박 1만1000여척 중 스크러버가 설치된 선박은 약 542척으로 5%에 그치고 있다.

다만 고유황유에 비해 저유황유의 공급 단가가 높고,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수요 확대에 걸림돌로 꼽힌다.

선주협회는 세계적으로 내년 저유황유 수요량은 1121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중 국내 수요는 320만 톤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내년부터 선박용 저유황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계도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 설비 확대에 나서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저유황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유사간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GS칼텍스는 하루 27만4000배럴의 고유황 중질류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수요 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6조원을 투입해 1~3기의 고도화 정제설비를 마련하고 증설 중인 4기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정유사 중 최대 규모의 고도화 설비다.

GS칼텍스 관계자는 “IMO 2020 제도 시행에 맞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저유황 선박용 연료유 공급량을 늘리는 등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선박연료 브랜드 ‘현대 스타’(가칭)을 내놓았다. 신기술을 적용해 아스팔텐, 황 같은 불순물을 완벽하게 제거한 제품이라는 게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현재 대산공장 내 하루 최대 5만 배럴의 초저유황 선박연료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가동 중에 있다.

에쓰오일은 울산 온산공장 내에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인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하는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하루에 3만4000배럴의 고유황유를 저유황유로 바꿀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설비 증설로 늘어나는 저유황유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SK에너지는 1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내년 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내년 3월 본격적인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하루 4만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하게 된다. SK에너지는 VRDS 가동으로 매년 2000억~3000억원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