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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투자자들, 브렉시트 앞두고 파리 고급주택 구입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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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투자자들, 브렉시트 앞두고 파리 고급주택 구입 러시

브렉시트 불안으로 금융중심지 런던 매력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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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를 앞두고 영국의 투자자들이 파리의 고급 주택 매입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가격도 급등하고있다.

영국의 로버트 드레이크도 이러한 투자가들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최근 파리 중심부 엘리제 궁 근처의 고급 아파트 단지 내의 1채를 200만 유로를 주고 구입했다.
초저금리라는 환경이나 가격 면의 묘미에 더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에 유럽 대륙의 부동산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확신에서 이러한 투자를 했다.

2개의 베드 룸이 달린 이 아파트는 드레이크가 처음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사례다. 영국이 EU탈퇴를 결정함으로써 런던의 국제적 지위는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상황은 파리의 고급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드레이크는 2016년 영국 국민 투표로 EU탈퇴 파가 승리한 이래 영국과 유럽의 관계는 "근본적으로 변화했다"며 “브렉시트가 실현되든 안되든 간에 유럽의 금융 중심은 영국에서 유럽 주요 도시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제 업무를 전개하는 은행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파리의 고급주택을 구하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진다. 반면 파리에는 엄격한 도시계획 규제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매물의 공급은 한정돼 있다.

게다가 파리의 부동산 가격은 사회당의 올랑드 대통령이 집권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침체했다. 100만 유로를 넘는 수입에 대해서 75%의 추가 과세를 부과하고 부유층에 적대적이라는 평가로 인해 고소득자가 런던 등으로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져 공급 과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자에게 호의적인 마크롱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교섭이 혼미를 계속하면서 외국 투자자들은 런던에 대한 신뢰를 잃고 대신 파리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국제적인 고급 부동산 중개업체인 BARNES 인터내셔널은 "파리는 현재 부동산 분야에 관해서는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춘 최적지”라고 말했다.

영국 부동산 대기업인 나이트 프랭크도 파리 부동산 상위 5%의 가격대(프라임 시장)가 내년 중에 추가로 5~7%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파리의 프라임 시장의 가격은 1평방미터 당 1만9000유로다. 런던의 2만8000유로와 뉴욕의 2만7600유로와 비교하면 손이 먼저 가는 곳이다. 나이트 프랭크에 따르면 파리의 가격은 2015년 제4분기의 바닥 시세보다 21%가 오른 것이다.

영국은 물론 벨기에, 북유럽, 중동 등의 투자자들도 파리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전 같으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바로 런던을 택했겠지만 브렉시트로 파리가 떠오르고 있다.

대조적으로 런던의 부동산 가격은 올해 들어 한때 약 10년 만의 최대 급락에 휩싸였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투명감으로 런던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매력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마이너스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근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hgkim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