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세계 반도핑기구, 도핑조작 러시아 올림픽·월드컵 포함 주요대회 4년 출전정지

공유
0

[글로벌-이슈 24] 세계 반도핑기구, 도핑조작 러시아 올림픽·월드컵 포함 주요대회 4년 출전정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9일(현지시간) 도핑비리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선수단의 주요 국제대회 참가를 4년간 배제한다고 발표했다.이미지 확대보기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9일(현지시간) 도핑비리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선수단의 주요 국제대회 참가를 4년간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반도핑기구(WADA)는 9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도핑 비리에 대한 징계로 러시아 선수단을 4년간 국제적 주요대회 참가를 제외한다고 결정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대회도 대상이 된다. 도핑과 무관하다고 증명한 선수만 개인으로서의 출전을 인정하지만 러시아 국기사용은 인정되지 않는다.
WADA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임시 상임이사회를 열고 러시아에 대한 엄격한 징계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처분결정에 앞서 WADA의 컴플리언스(법령준수) 심사위원회는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가 2019년 1월에 제출한 모스크바의 검사소의 검사데이터에 ‘다수의 모순’이 발견되면서 법령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러시아 선수단은 지난 2015년에도 국가차원의 도핑문제가 알려지면서 국제대회에서 3년간 배제되는 처분을 받았지만 WADA는 2018년 9월 징계해제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는 비판과 이론도 많았으며, 그 처분해제의 조건이 검사소 데이터의 전면제공이었지만 WADA는 그 데이터에 변조가 있었다고 인정해 이번 징계처분에 이르렀다.

러시아는 21일 이내에 WADA의 결정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종판단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위임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WADA의 결정을 “지지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WADA의 결정에 “유의할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히 하기 위해 WADA와 접촉하고 있다”고 코멘트했다.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는 “모스크바의 검사소 데이터가 WADA로 이관되기까지 조작에 관련한 당사자는 스포츠계 전체가 지지하고 지키고 있는 공평하고 깨끗한 스포츠라는 대원칙을 아주 망쳤다”고 지적하며 “세계 스포츠계에 대한 경의가 철저히 결여된 행위는 전혀 받아들이기 어렵고, 스포츠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 데이터조작 당사자들이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 4경기에는 출전할 수 있다. WADA가 반도핑위반에 대해 유럽축구연맹(UEFA)을 ‘주요대회 조직’으로 정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 미국 망명한 고발자 “올 것이 왔다”
러시아가 범국가적으로 도핑을 하고 있다고 폭로한 뒤 미국으로 망명한 글리고리 로드첸코프 전 RUSADA 소장은 “말이 안 될 정도의 대대적인 속임수, 사기, 거짓과 변조가 마침내 철저히 처벌받았다”고 논평하며 이번 조치를 환영했다.

그는 이에 더해 “육상이나 역도, 스키, 바이애슬론, 봅슬레이와 같은 특정경기를 더럽힌 관련자들은 소급해 처벌받아야 한다. 런던올림픽과 소치올림픽의 경기결과도 현재 드러난 증거를 바탕으로 다시 분석하고,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2년 런던대회의 표본을 분석하는 유예기간이 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WADA 규칙에서는 재검토기간은 8년으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미친 러시아 선수들에 의해 꿈을 포기하고 입상을 놓치는 쓰라린 선수들이 일정기간 동안 많이 나왔다. 스포츠에 정의를 되찾기 위해 가장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러시아 “만성적인 반러 히스테리 일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WADA의 결정에 반발해 “만성적인 반러시아 히스테리”의 일부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나라 스포츠계에 아직 상당한 도핑문제가 남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러한 처분이 반복되면서 이미 어떤 형태로든 처벌을 받은 선수에게도 영향을 주는 등 만성이 된 반러시아 히스테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불복제기를 할 만한 근거는 갖추어져 있다며 싸우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 체육계 인사들 “더 엄격한 제재” 주장

한편, WADA 회장인 크레이그 리디는 이번 처분결정은 “러시아의 도핑문제를 앞에 두고 단호한 대응을 하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라고 설명하고 “이미 너무 긴 시간 러시아의 도핑은 깨끗한 경기를 방해해 왔다. RUSADA의 복권조건을 러시아 당국이 정말 노골적으로 어겼기 때문에 강력한 대응이 필요했고 바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러시아에는 자국 내 상태를 바로 세우고, 자국의 선수나 스포츠의 올바른 자세를 위해 세계의 반도핑 커뮤니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기회를 주고 있었다. 그런데도 러시아는 부정과 불법이라고 하는 종래의 방침을 계속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WADA의 린다 헬렐랜드 부회장은 이번 처분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하고 “더욱 엄격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깨끗한 선수들을 존중하기 위해서라도 도핑은 가능한 한 엄격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선수단은 자국에서 열린 2014년 소치올림픽 조직적 도핑에 대해서 처분을 받아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는 총 168명의 선수가 올림픽 깃발에서 개인으로 참여했다. 소치 겨울대회에서 러시아 선수 33명이 메달을 획득했으며 그 중 13개가 금메달이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