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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역동적 현대무용에 매료…무대서 행복찾는 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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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만난 역동적 현대무용에 매료…무대서 행복찾는 예인

[미래의 한류스타(71)] 백주미(현대무용가, 무바트컴퍼니 대표안무가)

백주미 안무의 'Jingle Jingle'.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안무의 'Jingle Jingle'.
들뢰즈가 명명한 노마드의 주인공이 되어/ 주어진 가치와 삶의 공식을 뒤집으며/ 끊임없이 경계 허물기로 변신을 실행해왔다/ 교현동 너른 들판에 내리던 빛줄기를 타고/ 가볍게 착지한 서울/ 움직임이 구슬이 되는 놀이는 계속되었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사이/ 그 들뜸의 봄기운은 아직도 그녀에게 복사열로 피어난다/ 프리츠 랑의 상상력이 음이온으로 내려와 어울리는 그곳/ 계절을 잃은 빨간 크레파스가 늦은 조우를 청한다/ 청춘은 아름다워라!

백주미(白珠美, Jumi Baek)는 아버지 백충현, 어머니 김혜정 사이의 1남 1녀 중 동생으로 정묘년 사월 충주에서 출생했다. 그녀는 교현초, 충주북여자중, 계원예고, 경희대 무용학부 학·석사 졸업 및 경희대 공연예술학과에서 무용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활동적이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고, 초·중학교 때까지 발레와 한국무용을 배우다가 중3 때 우연히 기존 춤과 색다른 움직임들과 자유로움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현대무용을 접하게 된다.
백주미 안무의 'I need I want'.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안무의 'I need I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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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미 안무의 'I need I want'.

백주미는 계원예고 재학 시, 정유라 선생에게서 입시무용을 배웠다. 정유라 선생은 무용, 작품, 창작 아이디어, 인생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 자그마한 고민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사제 간이다. 그녀는 경희대에 진학해서 박명숙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았으며 조교로서 무용과 인생에 대해 큰 가르침을 받았다. 수많은 작품과 공연, 워크숍, 창작 및 안무법, 무용이론 등을 배우고 경험했다. 박 교수는 작품활동과 대학강의에 활용되는 소스와 자료들을 만들어주었다.

백주미는 ‘안된다.’라는 표현을 잘 안 쓴다. “Everything OK!”, “얽매이지 말고 자유롭게 하자!” 같은 강령이 창작작업과 수업에서 자신을 진취적이고 원활하게 만든다고 한다. 멍들고 아프도록 연습했고, 처음 해본 동작들에 대한 인상과 함께 자유롭고 역동적인 현대무용은 백주미를 매료시켰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참고 견디는 인내심이 강하다. 백주미는 “인내는 쓰고 결과는 달다”라는 말에 공감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꾸준히 현대무용을 해오고 있다.

​어린시절부터 활동하고 춤추기 좋아해
역동적인 현대무용 매력에 흠뻑

백주미 안무의 '달'.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안무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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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미 안무의 '달'.

백주미는 ‘예술가의 자유로운 생각과 태도는 가치 있는 예작을 창출한다.’라고 생각한다. “왜 안돼? 일단 해보자!”라는 태도로 춤추다 보면 그동안 나오지 않았던 동작, 모습, 장면들이 저절로 만들어진다.”라고 한다. 자유창작 정신과 자유민주적 가치 견지는 그녀에게 있어 새로운 예술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 부모의 품을 떠나야 하는 예고 진학을 결심한 딸의 뜻을 존중해준 부모 또한 백주미 춤 발전의 커다란 동력 중의 하나이다.

그녀는 자신의 안무작 중 페오 알라다그 감독의 영화 「그녀가 떠날 때」가 동인이 된 <이방인 >(2013) 을 최우수작으로 꼽는다. 사회적 속박과 갈등의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어느 문화, 나 공동체에도 속하지 못하는 여성을 주제로 한 창작 무용이다. 그녀의 안무작 <I need I want>(2016)는 정보화시대,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겨난 SNS를 통해 늘 관심받고 주목받길 원하는 현대인들을 묘사한다. 그들은 휴대폰 액정 속에 사는 셈이다.

백주미는 또한 그림, 사진, 음악, 영화를 좋아한다. 간혹 인터넷 리서치, 책을 보다가 와 닿는 그림이나 사진을 보면 캡처해서 모아놓는다. 외국공연을 하거나 여행을 가면 꼭 그 나라의 박물관, 갤러리를 많이 방문하고 씨네큐브 같은 예술영화관을 간다. 이를 작품의 장면 모티브, 이미지로 활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백주미의 대표 안무작은 느닷없이 어느 곳에 버려진 그녀를 그린 <이방인>, 끊임없이 무엇인가에 집착하며 타인의 관심과 사랑을 갈망하는 여인의 심리를 그린 <I Need I Want>, 복잡하고 혼란한 심리상태 <Jingle Jingle>(2018), 페르디난트 호들러의 ‘무한과의 교감’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어떠한 존재에 기대어 마음을 빌어보는 모습을 그린 <달>(2018) 등이 있다.

​자유로운 생각 태도, 가치있는 작품 원천
자유창작 정신 새 예술창조에 큰 원동력

백주미 안무의 '이방인'.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안무의 '이방인'.

백주미 안무의 '이방인'.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안무의 '이방인'.

백주미는 경북예고, 충남대 무용학과 강사를 역임하였고, 현제 경희대 무용학부, 경희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실용무용과, 한림예고, 한국예술원, 한국예술사관학교에서 현대무용 전공실기, 작품제작, 안무원리, 서양무용사 등 강의를 맡고 있다. 박주미의 기타 안무작으로 <종이달 Paper Moon>(2012), <의존 Dependence> (2014), <피터 Peter>(2015), <Re : Feel>(2015), <투명인간>(2016), <사이-섬>(2016) 등이 있다. 그녀는 2015 PADAF ‘안무상’, 2016 제7회 국제신인안무가전 ‘대상’, ‘연기상’, 2016 ‘올해의 신인안무가상’, 2017 SCF 해외진출자 선정 및 불가리아 초청, 2019 제39회 ‘올해의 주목할 예술가’상을 수상했다.

백주미, 춤꾼이자 안무가로서 다양한 상을 수상한 장래가 촉망되는 춤꾼이다. 2017년 SCF 해외진출자 선정으로 불가리아에 다녀온 뒤 올해 출연작인 오스트리아 탄츠하펜 페스티벌과 코리안댄스마라톤(불가리아 3도시 투어) 등의 해외 협연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무엇이 되고 싶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자유롭고 재미있게 무용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유년의 발레 학습시대를 거쳐 박명숙 안무의 <유랑>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설 때까지 지혜와 열정, 결 높은 자존으로 현대무용을 개척해 나갈 그녀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백주미 현대무용가(무바트컴퍼니 대표안무가)이미지 확대보기
백주미 현대무용가(무바트컴퍼니 대표안무가)

백주미는 지금까지 다양한 안무가들의 작품에 출연하며 개성이 요구되는 작품 마다의 섬세한 감정표현, 극적 구조의 간극을 해석해내는 움직임, 고난도의 기교적 춤 동작 등을 경험해 오고 있다. 앞으로 본인 만의 춤 색깔을 더 찾고 백주미의 안무작을 만들 수 있는 개인 작업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그녀는 무용 부문의 미래의 한류스타, K-댄서로서 무용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과 춤을 공유하면서, 후학들에게 인기 있는 훌륭한 교육자, 무대에 꾸준히 서는 무용가로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이다. 그녀의 꿈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장석용 글로벌이코노믹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