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전기차 충전비 기본요금 부과, 때가 아니다”

공유
0

[김필수 교수가 말하는 자동차 이슈] “전기차 충전비 기본요금 부과, 때가 아니다”

김필수 교수. 사진=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필수 교수.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 같은 이유로 올해 국내 전기차 보급은 4만대를 넘었으며, 내년 초에는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 10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7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보급해 2021년 20만대 누적 보급대수를 계획하고 있다.
충전기도 현재 전국에 1만4000기가 넘어, 우리나라는 단위 면적당 세계 최고 수준의 충전기 보유국이 됐다. 이 같은 추세라면 우리라나라는 조만간 세계 전기차 시대를 이끄는 주류가 될 게 확실하다.

다만, 전기차는 단순하게 차량 보급이 문제가 아니라 관련 인프라 조성도 필요하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지난 주말 만났다.

- 정부가 전기차를 활성화 하기 위해 구매보조금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 그렇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구매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 등이 있습니다. 아울러 운행상 인센티브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이 있는 만큼 활성화를 위한 인프가 구축이 시급합니다.

- 인프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충전소인데, 이제 안정 단계 아닌가요.

▲ 단위 면적당으로 보면 선진국 수준이지만, 전기차 운전자가 불편하지 않게 충전 인프라를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
아울러 완성차 업계는 중고전기차 가격과 내구성 보장 등 제반 조건을 더욱 숙성해야 합니다. 이중 충전인프라는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직접적인 요소인 만큼 접근성과 용이성은 물론 충전 비용의 저렴한 특성을 더욱 부각해야 합니다.
현재 염가의 충전 비용은 전기차의 단점을 상쇄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국내의 경우 급속 충전 전기비가 ㎾당 174원 정도로 전기차 운행의 장점으로 자리했습니다.

- 급속 충전은 당초 비상 충전과 연계 충전을 위한 목적이라, 낮은 충전 전기비용은 무조건 좋다고 만은 할 수 없는데요.

▲ 고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종전보다 50% 수준으로 낮췄는데요. 전기료에 포함되는 기본요금을 충전 전기료에서 생략해 전기차 활성화와 충전기 설치 확대를 꾀한 것입니다.
전기료에 포함되는 기본요금은 송배전망의 첨두부하에 영향을 주는 부하에 과금해 전체 송배전망 증설시 재원을 미리 마련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용으로 산정하는 요금입니다.

- 그렇군요. 그동안 전기차 활성화에 걸림돌이던 충전기가 수년 사이 급증했는데요.

▲ 기설치된 충전기 중에는 보조금을 받을 목적으로 사용하지도 않는 충전기를 설치하는 등 부작용도 있지만, 분명히 충전기는 많이 늘었습니다.
문제는 최근 3년간 충전 전기료를 할인하던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말로 할인 정책을 끝내는 것입니다. 내년 1월부터는 급속충전기를 이용할 경우의 충전 전기료가 올라갈 것이고, 기본요금이 부과돼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가장 큰 문제는 기본요금 부과 아닌가요.

▲ 네. 지금까지 열심히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기차 활성화 만을 기다리면서 수년 이상 열심히 설치한 중소 충전사업자는 파산할 정도로 충격이 클 것입니다.
내년 한전이 기본요금 부과를 50%로 낮춰 충격을 완화한다고는 하지만, 현재 사용하지 않는 충전기를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는 이 같은 혜택을 받아도 1기당 1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으로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하 혜택도 사용 전기량이 1㎾ 미만일 경우 50% 이고, 1㎾ 이상 사용하면 100% 기본 요금이 부과됩니다.
결국 충전기 사용을 하지 않아도 기본요금을 내야 한다는 거죠.

- 아파트의 경우 이미 기본요금을 부과 받은 상태에서, 동별로 지선을 사용해 충전 사업자가 설치한 충전기에도 기본요금이 부과되는데요.

▲ 한전이 설치한 충전기는 기본요금이 없습니다. 민간 사업자와 한전의 경쟁 결과가 뻔한 대목이죠?
국내 도심의 70%가 아파트 같은 집단 거주지입니다. 한전의 기본요금 정책으로 민간 충전사업자는 부도가 날 상황입니다. 50% 감면받는다 해도 사용하지도 않는 수많은 콘센트로 매달 수억 원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의 경우는 설치된 충전기를 떼고 싶어도 입주자의 동의가 필요해 사업자가 충전기를 임의로 철거할 수도 없습니다.

- 정부의 책임이 큰 것 같은데요.

▲ 정부가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고 헤매는 동안 중소기업이 발붙일 수 없는 최악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한전의 어려움도 충분히 이해되지만, 전기차 활성화를 망치는 정책은 지양해야 합니다.

- 대안이 있을까요.

▲ 급속 충전은 비상 충전과 연계 충전이 목적인 만큼 현재의 비용에서 실질적인 민간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비용을 올리는 정책이 맞지만, 기본요금 부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시간별 전기료를 차등 책정해 고객이 저렴한 전기료를 찾아가게 만드는 정책이 맞습니다. 일본도 하루 중 최고 충전 전기료와 최저 충전 전기료가 2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충전 전기료 산정시 기본요금 부과로 충전사업자가 망하고 전기차 활성화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면 정부는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내년 국내 전기차가 망할지 흥할지를 가리는 정책이 현재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전기료의 기본요금 부과는 아직 때가 아닙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