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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총득표수서 져도 재선 성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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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트럼프, 총득표수서 져도 재선 성공 가능성

파이낸셜타임스(FT) 2020년 예측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이 지난 1일 새벽 침시추이 관광지구에 모여 2020년 새해를 맞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민주화를 요구하는 홍콩 시민들이 지난 1일 새벽 침시추이 관광지구에 모여 2020년 새해를 맞고 있다. 사진=로이터
북미에서는 미국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탄핵안과 상관없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재선에 성공할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만큼 인도의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 유럽에서는 유럽연합(EU) 맹주 역할을 해온 독일의 연립정부가 붕괴할 것이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주요 필진이 2020년 벌어질 것으로 예측한 사건이다. FT는 매년초 독자들을 참여시킨 가운데 지구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주요글로벌 현안에 대한 FT의 예측이다.
◇ 트럼프, 재선 성공할까

결과적으로 성공할 것이다. 전체 유권자 득표에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뒤진 것처럼 다가오는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에 뒤질 가능성이 크지만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이기는 방식으로 승리할 것이다. 민주당 후보와 트럼프의 총득표수 격차는 2016년보다 커질 것이다. 득표수와 무관하게 후보별 선거인단 확보수로 승패를 가르는 미국의 독특한 선거제도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美 실업률 바닥 경기침체 빠질 가능성 적어


미국이 다시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적다. 미국 듀크대학교가 주요 기업의 재무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1년 사이 불황이 닥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고 기업들도 자본적 지출을 줄이고 있으나 소비자들은 놀라울 만큼 경제 상황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서 그렇다. 게다가 실업률이 바닥에서 유지되고 있고 일자리 창출이 잘 되고 있는 것도 또 다른 근거다.

◇ 인도 성장률 낮아 탈피 추월 모멘텀은 없어


새해 들어 6년만의 경제성장률 추락 여파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역시 주춤하고 있는 중국을 제칠 수 있을 만한 확실한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 특히 금융재정부문과 한때 호황이었던 부동산부문의 심각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빠른 회복은 난망하다. 인도의 지난해 3분기 경제성장률은 4.5%로 지난 2013년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 獨 메르켈 연립정부 정책 갈등 커 붕괴 무게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 아래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 간 유지돼온 대연정은 붕괴할 것으로 보인다. 중도우파 성향의 다수파 출신인 메르켈 총리의 입장과 소수파에 속하는 SPD의 노르베르트 발터-보르얀스 및 자스키아 에스켄 공동대표의 입장이 이념적으로나 정책적으로나 접점을 찾기 어려울 만큼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SPD의 새 지도부는 대연정에서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고 메르켈 총리가 추구해온 긴축 재정정책과 반대로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 英-EU 무역협정 맺어질까


'노딜' 브렉시트'가 되더라도 개별 회원국들과 무역협정을 맺으면 영국이 입을 경제적 타격은 없게 하겠다고 보리스 존슨 총리가 공언해왔기 때문에 영국과 EU 회원국들간 무역협정은 어떤 식으로든 체결될 가능성은 있다. 다만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는 않다. 오는 3월 브렉시트가 단행되더라도 올해 말까지는 전환기간이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영국은 EU가 기존 69개국과 맺은 무역협정을 대체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 中, 5G시장 제패할까


그럴 가능성이 크다. 5G 기지국을 기준으로 볼 때 올 연말까지 중국을 따라잡을 나라는 없을 것이다. 5G 서비스와 관련한 장비공급 계약건수로 따지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견제 속에서도 불구하고 화웨이가 스웨덴의 에릭슨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업체들이 애플, 삼성 등 기존 강자들을 따돌릴 가능성이 있다.

◇ 英 노동당은 계속 추락하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 노동당이 최근 총선에서 지난 1935년 이후 최악의 패배를 맛본 뒤 제레미 코빈 대표가 ‘다 같이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물러나자 당내에서 실망하는 분위기가 많지만 노동당에게는 되돌아보는 시간이 상당히 필요해 보인다.

◇ 프랑스-러시아 관계 새롭게 될까


프랑스는 중재자 자격으로 우크라이나 내전 문제에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전망이 밝지 않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 않은 러시아가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내전 중재는 유럽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함으로써 러시아와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고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럽의 맹주로 부상하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총리의 원대한 행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 이탈리아 정권, 극우지도자 살비니에 넘어갈까


극우 민족주의 정당 ‘동맹’을 이끌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전 내무장관이 결국 권력을 쥐게 될 것이다. 동맹은 지난해 8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연정을 파기하고 조기 총선을 추진하다 오성운동이 주세페 콘테 현 총리가 이끄는 좌파성향의 민주당과 뜻밖의 연립정부를 구성하면서 야당 신세로 전락했으나 연립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밖에 안되는데도 무능이 벌써 드러나면서 살비니에 권좌를 넘겨주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다.

◇ 美-이란 전쟁 일어나나


이란이 미국은 물론이고 주변 아랍국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는 관계여서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으로 이란 경제를 고사시키겠다고 공언했고 이란 정부 역시 미군 드론 격추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는 등 물러설 기색이 없으나 대선을 앞두고 있는 트럼프 입장에서 외교 문제로 발목이 잡히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가 내뱉는 말과 행동이 일치하란 법은 없다.

◇ 우버, 흑자 낼까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업체 우버가 새해 들어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은 적다. 현재의 음식배달 서비스를 포기하고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는 한 우버가 이익을 내는 회사로 바뀌기는 어렵다.

◇ 브렌트유 가격 오를까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5달러 수준을 넘었다. 러시아까지 포함한 주요 산유국들이 몇 차례에 걸쳐 감산을 한 덕분이다. 그러나 감산 연장 합의가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감산에 따른 부담을 계속 떠안기도 쉽지 않아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이 정도 수준에서 일 년 내내 머물 가능성이 크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