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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강아지 못 키우는 어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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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강아지 못 키우는 어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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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끔찍하게 좋아하는 어떤 할머니가 있었다. 할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내고 혼자 사는 할머니였다.

할머니는 아침마다 쌀 한 줌을 쥐고 나와서 동네 벤치에 앉아 새에게 뿌려주는 게 ‘중요한 일과’였다. 그러다가 강아지가 지나가면 쓰다듬어주며 그 주인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곤 했다.

강아지는 낯선 할머니가 쓰다듬는데도 으르렁거리지 않았다. 오히려 꼬리를 흔들었다. 어린아이와 강아지는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할머니는 강아지를 키우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 사연이 씁쓸했다.

“젊었을 때부터 수십 년 동안 키웠지요. 그런데 키우던 ‘아이’가 몇 해 전에 늙어서 죽고 말았어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는데, 하도 애처로워서 한동안 잠도 못 이룰 정도였어요. 다시 한 ‘아이’를 구하고 싶었지만, 문제는 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거지요. 내가 쓰러지고 나면 ‘아이’를 키워줄 사람이 없어요. 그러면 그 ‘아이’는 꼼짝없이 ‘유기견’ 신세가 될 것 아닌가요.…”

할머니는 강아지를 ‘아이’라고 부르고 있었다. 할머니는 강아지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키우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버림받을 것을 걱정해서 키울 수 없다는 얘기였다.

할머니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틀림없이 강아지를 새 식구로 맞아들였을 것이다. 그런 할머니에게 나중에 자식들이 대신 키워주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는 힘들었다.

이 할머니가 안타깝게 생각할 만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20대 남성이 서울 망원동 주택가에서 주인을 잃은 강아지를 ‘잔인하게’ 죽이고 사체를 유기했다는 것이다. 강아지는 도망치다가 막다른 길에 몰리자 20대 남성을 향해 짖다가 목숨을 잃고 있었다. 강아지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능력이 있는데, 20대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강아지를 감전시켜 도살한 강아지 농장 주인도 있었다. 도살한 강아지가 연간 30마리였다고 했다. 농장주가 유죄판결을 받고 상고하자 동물보호단체가 발끈하고 있다.

작년 봄에는 강아지를 수간(獸姦)한 40대가 결국 법정 구속된 사건도 있었다. 강아지는 ‘후유증’으로 숨지고 있었다.

하기는, 대한민국은 정부가 강아지를 ‘동물’이 아닌 ‘물건’ 취급하는 나라다. 2011년 하반기부터 벌써 10년 동안이나 ‘반료동물 진료비’에 부가가치세를 매기고 있는 것이다. 부가세는 ‘물건’을 사고 팔 때 붙이는 세금인데, 대한민국은 ‘멀쩡한 생명’에 물리고 있다. 알량한 ‘세수 확보’ 때문이다. 그런 정부가 ‘동물복지’를 따지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