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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퀄컴 5G폰 칩 가격전쟁 포문...십자포화 맞을 기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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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퀄컴 5G폰 칩 가격전쟁 포문...십자포화 맞을 기업은?

퀄컴, 고급 SD865 제외, 중급 SD765만 50% ↓
5G폰 고급칩은 성능, 중가칩은 가격으로 견제
미디어텍 고객 샤오미·비보·오포, 퀄컴에 주문

퀄컴이 올해 전세계적인 5G폰 본격 확산을 앞두고 5G폰 칩셋 가격을 내리면서 관련업계에 전쟁을 선언했다. 사진은 샌디에이고 퀄컴 본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퀄컴이 올해 전세계적인 5G폰 본격 확산을 앞두고 5G폰 칩셋 가격을 내리면서 관련업계에 전쟁을 선언했다. 사진은 샌디에이고 퀄컴 본사.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퀄컴이 5G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응용칩(Application Processor) 가격(인하) 전쟁을 시작했다. 5G폰용 칩 가운데 경쟁자가 거의 없는 하이엔드칩 가격은 당초대로 유지하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중가 5G폰용 칩셋 가격은 50~75%선까지 크게 내려 최대 경쟁자인 대만 미디어텍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세계최초로 5G이통 서비스를 시작했고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본격적인 5G폰 보급과 서비스 확산이 예고된다.

중국 IT홈은 14일 궈밍치 TF증권 분석가 보고서를 인용, 세계 최대 휴대폰 통신칩 공급사 퀄컴이 최신 5G칩 가격전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가격전쟁은 예년보다 3~6개월이나 앞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궈 분석가의 투자자 노트는 “퀄컴이 예상보다 저조한 하이엔드 5G스마트폰 칩 판매를 늘리기 위해 중급 5G 스냅드래곤 765 칩셋 가격을 인하했다 ”고 쓰고 있다.

퀄컴은 중급 5G폰용 칩 가격을 낮춤으로써 이들업체가 더 값싼 5G폰을 만들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퀄컴의 가격 인하는 저가 5G폰용 칩으로도 확대된다.

궈 분석가는 퀄컴의 5G칩 가격인하로 예상보다 3~6개월 앞서 나온 5G칩셋 ‘다이멘시티’(Dimensity)를 압박할 것으로 봤다. 그는 미디어텍 5G칩 매출총이익, 즉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이익을 당초 예상한 40~50%보다 훨씬 낮은 30~35%로 예상했다. 미디어텍의 칩셋 마진이 너무 박해 퀄컴의 칩 가격인하 공세를 견디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퀄컴은 5G 스냅드래곤 765 칩셋(SD7250) 가격을 25~30달러 내려 40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X55 5G모뎀이 들어간 120~130달러짜리 하이엔드 5G폰용 스냅드래곤865 칩셋은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 퀄컴은 그럴 필요가 없다고 보고 있다. 이는 퀄컴 5G칩셋이 미디어텍의 하이엔드 5G칩셋인 다이멘시티 1000보다 성능에서 우월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퀄컴이 5G폰 보급 확대를 위해 중가5G폰용 스냅드래곤765칩셋가격을 내렸다.그러나 하이엔드 5G폰용 스냅드래곤865칩셋(왼쪽)가격은 그대로 두었다. 미디어텍의 하이엔드용 칩셋보다  성능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사진=퀄컴,미디어텍이미지 확대보기
퀄컴이 5G폰 보급 확대를 위해 중가5G폰용 스냅드래곤765칩셋가격을 내렸다.그러나 하이엔드 5G폰용 스냅드래곤865칩셋(왼쪽)가격은 그대로 두었다. 미디어텍의 하이엔드용 칩셋보다 성능경쟁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사진=퀄컴,미디어텍


미디어텍은 최근 발표한 5G칩셋인 다이멘시티800칩셋(6GHz 미만 주파수용)을 오는 5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저가 5G폰용으로 개발된 이 칩은 개당 40~45달러에 팔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제조비는 개당 30~35달러다. 퀄컴의 가격인하에 대응해 가격을 하향 조정할 여지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이같은 가격 변동은 미디어텍 사업에 부담을 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디어텍의 주요 5G폰용 칩셋 고객인 오포, 비보, 샤오미 같은 회사는 그동안 미디어텍으로부터 각각 연간 2000만~2500만개의 칩을 주문해 왔지만 퀄컴으로 거래처를 옮기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품들은 다음달 출하될 예정이다.

관심의 초점인 퀄컴의 스냅드래곤765칩셋은 8개의 크라이오 475 CPU코어(2.4GHz 클록스피드)를 탑재했다. 이 칩셋은 중간 밀리미터파(mmWave, 30~300GHz)와 6GHz 미만 5G 신호를 모두 지원하는 통합 스냅드래곤 X52 5G 모뎀을 탑재하며, 아드레노 620 그래픽칩(GPU)을 사용한다. 게임폰용 스냅드래곤 765G는 표준 스냅드래곤 765 칩셋보다 10% 빠른 그래픽 렌더링을 제공하는 향상된 GPU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미디어텍의 다이멘시티1000에는 5G 모뎀이 통합됐으며 최고 2.6GHz 클록스피드를 갖는 4개의 코텍스-A77 CPU 코어, 그리고 4개의 코텍스-A55 CPU 코어가 들어간다. 여기에는 ARM의 말리-G77 MC9 GPU가 들어간다.

미디어텍의 칩 마진폭이 좀더 넓다면 퀄컴의 가격인하 공세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반면 미디어텍의 칩셋 마진이 더 크다면 타격을 감내하더라도 여전히 번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디어텍 다이멘시티1000의 마진은 개당 10~25달러, 그리고 다이멘시티800은 개당 5~15달러의 마진을 가져다 주는 데 불과하다.

미디어텍의 다이멘시티1000과 다이멘시티는 TSMC의 7나노공정에서 생산된다.

퀄컴 스냅드래곤 765/765G는 삼성전자 7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다. 주력인 스냅드래곤865또한 7나노칩셋이며 이또한 TSMC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당초 퀄컴은 삼성전자에 이 칩 생산을 맡길 계획이었으나 삼성전자가 이 칩셋의 설계내용을 들여다볼까 우려해 TSMC에 맡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칩셋 가격은 TSMC가 올해 안에 더 강력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5나노미터 공정에서 칩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더 내려갈 수도 있다. 가장 먼저 생산될 제품 군에는 애플의 A14 바이오닉 칩과 화웨이의 차세대 하이엔드 5G칩셋 기린 1020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