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SDI·LG화학, ESS 화재 조사’ 발표에 촉각 곤두세워

공유
1

삼성SDI·LG화학, ESS 화재 조사’ 발표에 촉각 곤두세워

발표 지연된 조사 결과, 1월 중 발표 예정…속도내는 조사위
추가 발생한 5건 화재, 건 별로 원인 결과 발표 형식 될 듯
지난 15일 조사위 회의 이후 ‘배터리 결함’ 결론 등 혼선 이어져
막바지 결론 도출 나서는 조사위…삼성·LG, 불확실성 해소할까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지난해 6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이승우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지난해 6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관합동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SDI와 LG화학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에 대한 2차 민관합동 조사위원회의(2차 조사위)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차 조사위 결과 발표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1차 조사위 발표 이후 ESS화재가 추가로 5건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2차 조사위를 꾸려 원인 조사를 벌였다.

2차 조사위 결과는 당초 지난해 12월 말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조사위의 추가 조사와 ESS 제조업체 삼성SDI·LG화학의 소명과 자체 실험 과정 등으로 미뤄졌다. 5건의 화재 중 삼성SID 배터리가 탑재된 화재는 2건, LG화학 배터리는 3건이다.

전력을 저장하는 시스템인 ESS는 리튬배터리 본체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전력 변환 장치(PCS) 등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리튬배터리는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ESS화재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8건이 발생하면서 삼성SDI와 LG화학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1차 조사위 발표 이후에도 화재가 추가로 발생해 두 업체 제품에 대한 신뢰도도 추락한 상황이다.

◇ 예측하기 힘든 2차 조사위 결과 발표…1차 발표보다 구체화 될 듯


2차 조사위가 발표를 앞두고 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다. 다만 1차 발표보다 구체화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1차 조사위가 배터리 결함보다는 보호·운영·관리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며 ‘ESS 화재 원인은 복합적’이라고 애매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1차 조사위가 당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규명하지 않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5건 화재는 최근 발생해 1차 조사때에 비해 관련 데이터가 온전하게 보존돼 원인 조사를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조사위 관계자는 “1차 조사위가 조사했던 내용 보다 더욱 세밀하게 관찰했다”며 “한 건 한 건씩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차 조사위는 5건 각각에 대한 원인 조사 결과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삼성SDI와 LG화학은 “충분히 소명했다”는 입장으로 최종 발표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 발표에서 삼성SDI의 제조 공정상 불량 의혹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2차 조사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은 시점에서 ‘배터리 결함 결론’ 등 언론 보도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 15일 열린 조사위 전체회의가 최종 결론을 내리는 마지막 회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최근 개최된 회의는 최종 회의가 아니며 조사단은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다각적인 시험분석, 조사내용 검증, 전문가 토론 등 심도 있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미확정된 언론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2차 조사위는 한 두 차례 회의를 거쳐 발표 날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초조한 삼성SDI·LG화학, ESS 화재 후폭풍에서 벗어날까

제조사인 삼성SDI와 LG전자는 2차 조사위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지난해 ESS 판매가 거의 중단된 상태로 실적 직격탄은 물론이고 글로벌 기술 신뢰도에도 상처를 입는 등 후폭풍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악화 일로로 치달을지 아니면 반전을 맞을지 갈림길에 서 있다.

화재가 잇따르면서 이들 업체들은 자체적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놓으며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증권업계 등은 삼성SDI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93% 하락한 123억원, LG화학은 전분기 대비 75% 떨어진 962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고강도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삼성SDI은 배터리 셀에서 열이 감지되면 즉각 소화하고 열이 인접 셀(cell)로 전달되는 걸 막는 특수소화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배터리가 사용된 ESS에 적용하고 있다. LG화학은 외부 전기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해 모듈퓨즈, 서지 프로텍터, 랙퓨즈 등 각종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화재확산 방지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ESS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제품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점에서 화재가 발생해 ESS시장이 상당히 위축됐다”면서 “국내 기업이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업체들이 추격하는 상황을 헤쳐나기기 위해서는 우리 제품이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