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동이동 원활해지면, 4.1~5.3% 늘어날 것"

우리나라 산업 간 노동 이동이 원활해지면 전체 소득 수준이 4.1~5.3% 올라갈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0일 BOK 이슈노트 '산업 간 노동력 배분의 효율성 측정 및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할 경우 전체 경제 소득 수준이 4.1~5.3%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산업간 고유임금 격차가 없는 효율적인 노동시장을 가정해 '최적소득' 수준을 추정한 뒤 실제 소득수준과의 격차를 나타낸 것이다. 차이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산업간 노동력 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임금 상위 30% 산업의 평균 임금은 하위 30% 산업 대비 2.3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1년 2.4배 였으나 그 격차가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반면 임금 종사자 비중은 하위 30% 산업에 42.4%가 몰려있다. 보고서는 "산업간 임금격차가 지속됐음에도 노동력이 임금격차를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충분히 이동하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노동력이 이끌어낼 수 있는 최적소득수준을 달성하려면 저임금 산업에서 고임금 산업으로 노동력 재배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산업간 노동력 분배를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이동이 용이하게 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를 키우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해 고임금 부문에 우수한 인력이 진입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학력화가 저생산성 산업에 인력이 과다투입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만큼 진로와 학력습득 간 균형을 유도하는 교육환경도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박창현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인적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비효율적 배분은 경제 전반의 생산성 둔화와 성장률 하락을 유발한다"며 "인적자본의 효율적 배분 만으로도 경제 전체의 소득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n0912@g-enews.com